이번 장마는 그리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국지적으로 퍼부어 대는 게릴라성 폭우는 어려운 농심과 민심을 불안하게 하고 끝났지만 본격적인 무더위에 노령화된 농민의 안위가 사뭇 걱정스럽다. 바쁜 농사일을 끝내고 정자나무 밑에서 또는 가정에서 쉬며 재 충전해야할 젊은 농민들은 맥주보리를 야적해 놓고 전량수매 및 근본적인 농촌. 농업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농성 중에 있다. 정책입안자들은 거짓말을 참말처럼 합리화하고 있으며, 농촌· 농업문제를 잘 간파한 것처럼, 돌아오는 농촌,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근본적인 대안이 없는 대책을 내 놓으며 설전을 거듭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지역에서 국립한국농업전문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학생들의 우리조합 생장물 사업장 견학요청을 농업기술센터로부터 받고 학교설립의 취지, 목적, 수업내용, 생활전반에 관하여 인터넷을 통하여 훑어보고 사무실에서 학생들을 맞이했다. 해남농업과 더 나아가 한국 농업을 이끌어갈 젊은이들이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존경스러 웠으며 후계 농업인의 선배로서 농촌·농업의 현실과 그들이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들에 대하여 심도 있는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이들이 말하고 생각하는 농촌에 대한 사랑과 열정에 놀랐고 우리나라의 농업정책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으며 농업정책의 방향 제시에 다시하번 놀람과 동시에 어린나이에 농촌에 살겠다는 것도 대견한데 그들의 열정에 가슴 뿌듯한 감동이 일었다. 우리 군도 년 간 10여명의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고 그들은 농촌에 대한 열정과 청순한 꿈을 갖고 농촌의 현장으로 투입되고 있으며 후계농업인으로서 기틀을 다지고 선도농가라는 자부심으로 신 지식연마에 힘쓰고 있다한다. 정말 칭찬과 격려를 해 주어야 할 것이다. 몇 년전 모 일간지 기사에 우리지역은 아니지만 군에서 주관하여 그 지역 고시합격자를 초청해서 만찬을 하고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고 카퍼레이드를 하여 축하와 환영의 행사를 한 것을 본적이 있다. 우리는 이런 젊은 후계농업인들을 초청하여 꽃다발을 걸어주고 카퍼레이드를 시켜주며 농촌의 젊은이가 된 것을 환영해 주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 이들은 경지면적이 가장 넓고 주곡인 쌀 생산량이 20%나 되는 우리군으로써는 고시합격자보다 위대하며 더 환영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산업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홀이 취급되어 온 우리 농업을 되살리고 노령화되어가는 농업인구의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더불어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후계인력의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청순한 꿈이 이루어지도록 선배 농업인, 지방자치단체, 생산자단체들은 지도·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어린 전문학교학생들의 손에는 깃발대신 연구하는 컴퓨터가, 이들의 머리에는 머리띠대신 굵은 땀방울이, 이들의 입에서는 구호대신 후배를 양성하는 가르침이 있는 미래 우리 해남 농업·농촌을 이들의 맑고 빛나는 눈동자를 보며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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