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중순 매년 못자리 육묘판을 설치하던 우린 못자리 배미에 이상한 볼거리가 생겼습니다. 싹틔운 볍씨종자를 직파하고 논을 칸칸이 막아 구분 지은 후 왕우렁이를 넣는데 우렁이의 등에는 하나하나 표식표와 행동반경을 확인할 수 있는 줄이 연결되어 졌지요. 모내기와 육모판 관리로 정신없이 바쁘던 때라 무심히 보아 넘겼는데 전남 농업진흥원의 직파재배지의 왕우렁이 실태조사 광경이었습니다. 길옆의 논에 칸칸으로 구분하고 비교 푯말이 세워진 광경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해서 보는 이마다 궁금증을 확인하려 했지요. 각 시험구마다 사용약제가 다르고 벼의 입모상태도 달라 한눈에 결과가 보이도록 구분하여 관리하는 연구원들을 보며 어른들은 지나가는 말로 혀를차며 ‘애가 없응께’합니다. 그렇게 시험포장이 관리되고 방송국취재도 몇 번하여 왕우렁이의 월동이 문제가 되니 농업적 이용은 고려되어야 한다고 신문방송에서 두어번 터트려주고 그렇게 시험포장은 철거되어졌습니다. 깊은 쪽의 모가 차츰차츰 없어지는데 정도가 심했습니다. 자세히 관찰하여보니 시험구에 입식된 왕우렁이들이 벼 잎을 먹어치우기 시작했습니다. 기본적인 문제는 어린모의 피해가 보고 되었음을 알면서도 늦은 모내기라 어린모를 서둘러 심은 사람탓이라 논물을 말려 보았지요. 더 이상 피해가 확산되지 않아 논에 양수를 하며 우렁이를 잡아내게 되었는데 이 왕 우렁이 토종우렁이처럼 건조를 극복하려 땅속에 구멍을 파고 들어가 있어서 잡고 보면 또 있고 되돌아보면 또 있기를 여러번 문득 오래전 우리나라 농업연수 차 왔다 우리 농장을 방문했던 필리핀 사람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모내기를 한 후 왕우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오리농업을 하는데 한국에서는 논에 왕우렁이를 방사하냐고 의아해하던 말을 그동안 우리와 기후가 다르니 안심했는데 왕우렁이는 우리 땅의 기후환경에 적응하며 월동하고 가후는 점점 따뜻해지니 이제 토종우렁이보다 더 흔하게 눈에 뜨입니다. 왕우렁이를 잡아낸 후 불편한 심기에 왕우렁이 자료를 찾아보니 원산지는 아마존 강 유역, 식성은 잡식성이며, 번식은 토종논우렁이는 새끼를 낳는데 왕우렁이는 알로 번식함이 다르고 활동은 야행성으로 주로 밤에 왕성한 활동을 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도입된 시기가 1983년 2월 25일로 20년이 지났으니 토착화된 현상이 이상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지역이 기후가 따뜻하고 벼 직파재배를 많이 하는 지역이고 어린모 기계이앙을 많이 하는 지역이라 향후 피해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최근 고천암 수로 주변의 갈대줄기에 예쁜 열매가 빨갛게 달려 있습니다. 바로 왕우렁이의 알입니다. 그동안 외래 생물 중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베스 뉴트리아 등이 우리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종종 보도하였는데 이제 천적을 이용하여 병해충을 방제하는 환경농업이 적극적으로 권장되고 있는 요즘 정확한 환경영향평가와 충분한 시험을 거친 후 현장에 도입되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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