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년째 장학금 수여… 348명 혜택
유경록 선생이 5억 출연해 장학재단 설립

▲ 해남향교 연산장학회 장학증서 수여식이 지난 16일 충효관에서 열렸다.
▲ 해남향교 연산장학회 장학증서 수여식이 지난 16일 충효관에서 열렸다.

해남의 여러 장학회 가운데 해남향교가 유일하게 운영하는 연산장학회가 있다.

지난 2003년 1월 설립돼 올해로 20년을 맞은 '재단법인 해남향교 연산장학회'는 황산 소정리 출신인 성재 유경록(90) 선생이 선친의 뜻을 받들어 고향 후배들의 인성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2억 원의 사재를 출연하면서 출발했다. 이후 3억 원을 추가로 출연해 지금은 5억 원의 자산(부동산)을 운용하는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산장학회의 명칭은 유 선생의 선친 아호인 연산(燕山)에서 따왔다.

유경록 선생은 해남중(3회), 해남고(1회)를 졸업한 이후 수원에서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등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다.

향교에 장학기금을 출연한 배경에는 일화가 있다.

고향의 황산중을 찾아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500만원을 기탁하고 1년 뒤 1억 원을 추가로 기탁하려고 학교를 찾았다. 그런데 500만원의 기탁금이 학교 비품 구입 등 자신의 취지와 전혀 다르게 사용된 것이다. 추가로 기탁하겠다는 생각을 접고 해남향교에 장학금으로 운영해달라며 2억 원을 출연한 것이다. 해남향교에는 유경록 선생의 공적비와 장학회를 기념하는 비가 세워져 있다.

황산면장 시절 유경록 선생과 인연을 맺은 서해근 해남군의회 부의장은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경록 선생은 해남을 찾을 때도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할 정도로 검소하다"면서 "장학금을 받는 학생도 효행과 인성을 우선 고려해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경록 선생은 또한 모교인 해남고 후배들을 위해 지난 2016년 제2연산장학회를 설립하고 오는 2025년까지 10년간 매년 4800만원을 출연하고 있다.

해남향교가 운영하는 연산장학회는 지난 2003년 12월 25명의 중고생과 대학생에게 첫 장학금을 지급한 이래 지금까지 20차례에 걸쳐 348명에게 1억 63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올해 연산장학회 장학금 증서 수여식은 지난 16일 해남향교 충효관에서 열렸다. 이날 수여식에서는 해남향교 장의(향교에 적을 둔 유림)의 자녀나 손자가 올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을 대상으로 이사회 심의를 거쳐 선발된 15명에게 각각 100만원이 전달됐다.

이날 전달식에는 장학회 이사장인 장성년 전교를 비롯 임형기 성균관유도회 해남군지부 회장, 손은수 청년유도회 회장과 지역유림, 장학생,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장성년 전교는 "오늘의 주인공은 장학생뿐만 아니라 부모, 그리고 옆에서 지원해 주신 여러 이웃 어르신이다"며 "장학생 선발은 학업 성적과 부모에 대한 효심과 이웃에 대한 공경, 사랑을 실천하는 학생들로서 훌륭한 지역인재로 성장하기를 당부한다" 말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