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국가공인예절지도사회 전라남도회장)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당장 중요한 것을 들라고 하면 매끼 먹는 밥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밥 못지않게 중요한 게 물이다. 밥은 수십 일 굶어도 살아 남지만 물은 하루만 안 먹어도 사경을 헤맨다.

지구의 70%가 물이고 인체의 70% 이상이 물이라고 볼 때 우리가 살아가는 데 물이 얼마나 중요한 지 가늠이 되는 부분이다. 이렇게 없어서는 안 될 물이 부족하다면 얼마나 불편할지는 불문가지다.

옛날엔 물 부족함을 느끼고 안 살았기에 물 쓰듯 한다는 속담이 생겨났겠으나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다르다. 우선 인구가 늘어났고 산업화가 이뤄졌으며 문화생활에 이상기후까지 겹쳐 물이 턱없이 부족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인류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지구의 온난화에 따른 기후의 변화다. 예전에 비해 가뭄이 잦은데다 폭우와 폭설로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물 기근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UN은 지난 1992년 제47차 총회에서 물의 날(World Water Day)을 지정하고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물의 중요성을 알고 1990년 7월 1일을 물의 날로 정한 바 있었으나 5년 후인 1995년부터 UN이 정한 3월 22일의 물의 날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진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문구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온다. 직역하면 '가장 윗단계의 선은 물과 같다'는 말이다. 물이야말로 세상 모든 것을 유익하게 해주는 최고의 선임에 틀림이 없다. 물은 억지를 부리지 않고 모든 물질에 자신을 맞추는 법을 알고 있다. 세상의 이치에 따라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을 거스르지 않으며 가장 낮은 곳에 다다르면 그곳에 만족해 하고 다소곳이 머무르기 때문에 도에 가깝다.

물 부족상태는 대부분의 나라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국가에 속한다고 하나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돼 있다. 필자는 물 관리 기관인 농어촌공사에서 근무하였기에 물에 대한 관심이 높고 물을 아껴쓰는데 앞장서 실천하고 있다. 온 국민이 독일처럼 물을 아껴쓰는데 동참한다면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단정하고 싶다.

공중목욕탕에 가면 얼마나 물을 분별없이 쓰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머리 감는데, 양치질하는데, 면도하는데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하는 젊은이가 대부분이다. 어린이들도 물 씀씀이가 아주 헤프다. 아껴 쓰는 사람에 비해 10배 아니 20배 이상의 물을 낭비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사는 나쁜 습관이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밴 것이다. 물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이다. 물 기근이 코앞에 와 있는데도 강 건너 불처럼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인가. 전 국민이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국민운동을 벌여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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