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아(해남자원순환연구회)

 
 

그린워싱(greenwashing). 실제로는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의미한다. 기후위기 시대 정부나 기업, 지자체에서는 앞다퉈 환경보호를 외치고 있고,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소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요즘 '친환경' '에코' '안전성 입증' '자연 유래 성분'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이점을 과장 광고하거나 근거가 입증되지 않은 인증을 표기하기도 하고 잘못된 정보를 표기하여 소비자를 현혹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생분해'라는 단어를 앞세운 일회용품들이다. 친환경 제품 인증마크에 '매립 시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라는 문구가 주는 안도감은 사용에 저항이 없게 만든다. 거리낌 없이 주고받으며 구매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친환경적인가? 정말 땅에 묻기만 하면 자연적으로 생분해되는 것일까?

환경부 생분해성 수지 제품인증 기준규정에 따르면, 제품의 생분해되는 '산업용 퇴비화 조건에서 재료의 호기성 생분해도의 측정(KS M ISO 14855-1)' 방법을 따른다. 58±2℃, pH7로 유지된 실험 장치에서 퇴비의 미생물을 접종한 채로 180일 동안 실험해 분해되는 정도가 표준물질(셀룰로스)의 90% 이상을 충족시켜야 한다.

근본적으로 특정 조건에서 '퇴비화'하여야 가능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생분해성' 제품 매립을 위한 위와 같은 시설을 갖춘 소각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나라의 폐기물 정책은 매립이 아닌 소각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다. 묻혀야 분해가 되는 '생분해성'인데 불에 타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렇듯 어느 순간부터 우리 주변에는 잘못 알려진 친환경 제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우리들의 작은 행동'과 '해남자원순환연구회'는 이러한 위장환경주의를 경계하며 다짐-실천-행동으로 이어지는 챌린지를 진행했다.

2023년 친환경 생활을 위한 나만의 '다짐'을 써보고, 해남버스터미널 부근에서 플로깅을 하며 '실천'도 함께 해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행동'으로 매장, 식당, 시장 등에서 비닐이나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로 픽업하는 '용기내 챌린지-용기(勇氣)를 내서 용기(容器) 안에 식재료나 음식을 포장해 오는 운동'을 진행했다.

카페에서 텀블러에 음료수를 담아오고 분식점에서 다회용기에 김밥, 떡볶이를 포장해 왔다. 제과점에서 비닐 대신 그릇에 빵과 쿠키를 가져오고, 식당에서 냄비에 추어탕을 담아왔다.]

매일시장에서도 흔히 쓰는 검정 비닐 대신 밀폐 용기에 녹두나물과 고추, 전복과 낙지를 구매해보았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용기 내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매장에서도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셨다.

필자는 환경을 지키는 방법이 친환경 일회용품을 개발하여 대체품을 찾는 것보다는, 가지고 있는 다회용품을 사용하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새 텀블러를 사는 것이 아닌, 가지고 있는 텀블러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 그리고 비닐봉지 대신 다회용기를 가져가 물품을 구매하는 것. 그것이 환경을 보호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생분해 일회용품도 환경을 해치는 일회용품이다.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친환경에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이고 이를 위해 우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미래 세대에 물려줄 환경을 위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여러분의 작지만 큰 용기, 그 용기(勇氣)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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