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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깜깜이 조합장 선거' … "어떡하란 말이냐"누가 유권자인지 모른 채 행사장 찾아 인사만
꽉 막힌 선거운동에 후보도 선거인도 '답답'
전과기록도 알 수 없어 후보 검증시스템 시급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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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06  16: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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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원도 없고 조합원 집을 방문하는 것도 금지돼 종일 길거리 돌아다니며 조합원 7명 만났는데 이래선 어떻게 선거를 치릅니까."

선거관리위원회 위탁으로 3번째 실시되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올해도 '깜깜이 선거'로 치러지며 한 후보자는 답답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조합장 선거는 공직선거법이 아닌 위탁선거법을 적용하는데 선거운동이 과도하게 제한되다 보니 후보들의 경우 자신이나 자신의 정책을 알릴 기회가 부족하고, 유권자들도 후보를 알권리가 무시되고 있다.

땅끝농협 조합장 A 후보는 "예비후보자 제도도 없고 공식선거운동도 13일에 불과한데 선거운동원을 둘 수 없고 가족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어 오로지 후보 혼자 해야 하고 특히 가가호호 방문이나 거리유세, 후보토론회도 허용되지 않아 어떻게 선거운동을 하라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수협 조합장 B 후보는 "나 혼자 운전해서 위판장이나 행사장 찾아다니고 전화도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최소한 가족은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 말라는 것만 있다 보니 선거운동 방식도 선거공보와 벽보, 문자메시지 전송, 전화 통화, 공개된 장소에서 어깨띠 착용과 명함 배부 등이 전부이다. 거리를 돌아다니고 경로당이나 관공서를 방문하기도 하지만 조합원이 누군지도 제대로 알 수 없다.

화산농협 조합장 C 후보는 "현직은 조합 행사에 얼굴 내밀고 선거인인 조합원 연락처도 알고 있지만 신인들은 조합에서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알려주지 않아 면 단위별 전화번호부에서 조합원 전화를 유추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선거벽보도 공직선거처럼 마을별 부착이 아니어서 조합원이 적은 곳은 본점과 지점 등 1~2군데 밖에 붙어있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산림조합장 D 후보는 "산림조합은 14개 면을 다 상대해야 하고 조합원이 5000명에 가깝지만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전화하고 문자메시지 밖에 없다"며 "전화번호도 제대로 확보할 수 없고 행사장을 일일이 찾아다녀도 누가 조합원이지 알 수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검증시스템이 부실한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후보의 경우 뇌물이나 횡령·배임, 폭력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공직선거와 달리 조합장 선거 후보들의 경우 전과기록 공개가 의무화가 아니어서 유권자들에게 최소한의 정보제공도 없는 상황이다. 후보토론회도 없어 도덕성이나 비현실적인 공약 남발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뇌물이나 횡령, 배임 등 전과가 있는 후보는 조합장으로 자격이 없어 찍지 말아야 하는데 이런 전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고, 정책대결을 하라면서 후보토론회도 할 수 없는 것은 문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도 개선이 시급하지만 정치권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예비후보자 제도 신설과 선거운동 방식 확대, 후보토론회 실시, 선거공보에 후보자 전과기록 게재, 선거벽보 첨부 장소 확대 등이 거론되며 위탁선거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국회에서 계류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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