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설득할 지역발전 전략 세워야

민선 3기, 본격적인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해남지역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방분권이 가속화되면서 각 지역들이 지역혁신을 통해 스스로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식기반 산업인 기계 의료 바이오 산업 등의 중심도시가 속속 출현하고 있는데 그중 광주시는 광(光)산업 선진도시를 꿈꾸고 있다. 경기도 이천 도자기, 충남예산 농업테크노파크, 전북익산 보석타운, 충북보은 황토, 경북봉화 한우, 전남구례 야생화 등은 향토자원을 활용해 산업화 한 곳이다. 전남 함평나비축제, 부산국제영화제, 전북금산인삼축제,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충남논산 그린투어, 제주도 돌문화공원 등은 문화와 관광을 접목해 산업화한 사례이다. 지식에 기반 하거나, 향토자원, 문화관광자원을 활용해 자기지역 발전의 동력을 삼아 세계적인 도시를 꿈꾸는 지역들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내 네트워크를 구축, 집중투자하고 있으며 고유한 향토자산을 활용하거나 문화적인 자산을 첨단기술과 결합시켜 확대 재생산하는 창조성과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계획안을 수립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인근 나주시의 경우 산학협력을 통해 나주배, 홍어, 김치 등 나주지역 생물자원을 이용한 기능성식품개발 및 산업화에 필요한 19억원의 예산을 산자부에 신청했다. 나주시는 지역의 부존자원을 활용한 산업화 방안을 모색키 위해 관련기관과 교수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시민 대토론회를 열 계획이며 인적네트워크 구성에 나서고 있다. 해남은 광대한 농토, 땅끝, 수많은 유적지와 문화자원들이 풍부해 어떤 것을 추려내고 어떻게 엮어 가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지난해부터 전남도의 조선산업육성에 따라 중형조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남의 여건상 대불단지의 한 블록으로 보아야 하고 땅끝이라는 지리적인 단점 때문에 제조업과 대규모 산업이 해남발전의 핵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민선 3기 2년째를 맞이한 해남의 발전 전략은 줄곧 농업과 관광이었다. 이 기조는 전국 군 중 최대 농지를 보유한 곳, 땅끝이라는 큰 틀에서 마련된 것이지만 지금껏 이 가치들을 다른 각도에서 확대 재생산 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생산위주의 농업이 한계에 부딪히자 군은 녹차 인삼 버섯 등 고소득작목전환과 생산비절감을 위해 농업기반시설정비, 친환경농업육성, 각종브랜드사업 등을 추진했다. 관광산업은 머무는 관광을 목표로 땅끝권과 공룡화석지 등에 대규모 시설투자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이제는 지역농업이다 해남의 경지면적은 논이 2만6900ha, 밭 1만1507ha이며 가구 당 2.42ha를 경작하고 있다. 농업인구는 3만8000여명으로 전체의 41%이다.(해남군 통계연보 2003) 재배면적은 쌀 보리 겨울배추 마늘 고추 양파 등의 순이며 쌀 소득이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 고소득작목으로 전환이나 대체작목을 찾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금 많은 농가들이 재배하고 있는 쌀, 배추, 마늘, 양파, 고구마 등 일반적인 품목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기술 전파력이 빠르고 가격변화에 따라 수입이 쉽게 되는 시대에는 대체작목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가격이 떨어진다고 농사짓지 말라’고 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양파 육종전문가 조동현씨는 “매운 맛이 없고 당도가 높으면서 피를 맑게 해주는 양파의 기능성을 갖춘 생식용 양파를 현재 개발 중에 있다며 기능성이나 차별화 된 품종개발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유통(대표임양수)은 감자를 조직 배양해 겨울용, 생식용, 쪄먹는 용, 쥬스감자, 색깔이 있는 샐러드용 감자 등을 개발해 현재 인기를 끌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마늘 주아재배와 해남고유 품종을 선발하고 주아를 크게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고구마도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호박고구마처럼 쪄먹는 용, 생식용, 갈아먹는 용, 조리용 등 다양한 품종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사례에 비춰볼 때 차별화 된 종자와 육종을 통한 품종의 우위가 필요하다는 지적인데 기술센터에 이러한 기능을 강화하고 군은 개별 육종가들이나 법인에 지원해 이를 군상표로 만들어 경쟁력을 높이는 종자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산업에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간척지연구소나 작목시험장 등을 해남으로 유치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땅끝이고 청정지역이라는 잇점을 살려 농업기술과 종자산업의 산실로 해남을 만들어 가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농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군은 기초 기술개발에 대한 지원을 주로 하고 농민들은 성실하게 생산하며, 농협은 연합판매망을 구축하고 가공시설을 확충, 판매를 책임지는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향토문화와 관광 해남이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향토문화산업의 중심 주제는 땅끝과 공룡이다. 최근에는 고대문화 유적들이 속속 정리되면서 마한문화 축제, 고분축제 등이 시도되고 있고, 김남주와 고정희문학제, 초의문화제, 미황사 산사음악제 등 다양한 주제의 축제도 열리고 있다. 농산물을 이용한 축제로는 배추축제, 매실축제, 바지락 축제 등이 그것이다. 문제는 해남의 향토자원 중 세계적인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다. 해남의 향토자원은 황토, 쌀, 배추, 김 등이 있지만 이미 타 지역에서 개발된 사례가 많고 시도된 것들도 가장 해남적인 멋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대표축제인 땅끝해맞이 축제는 농촌, 전통, 생태 등을 담은 문화적인 내용이 부족해 지역이나 자연환경을 전국화, 세계화하는데 한계를 지니고 있다. 전국적이고 세계적이면서 해남적인 것은 문학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윤선도의 시조와 가사문학에서 옥봉, 미암, 초의, 근래에 와서 황석영, 황지우,김지하, 김준태, 김남주, 고정희 등 한국 문학의 흐름이 그대로 살아있는 해남은 문학의 산실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어 한국문학축제, 세계문학엑스포 등을 개최해 문학을 문화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해남의 관광영역은 기껏해야 땅끝과 보길도를 오가는 것이다. 하지만 갈두에서 제주도를 운행하는 여객선을 유치해 영역을 제주도까지 넓힌다면 해남관광은 또 다른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는 시설중심의 투자나 골프장과 같은 반환경적인 시설보다는 청정해남의 이미지를 잘 간직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향토문화와 관광 해남은 환황해축과 환남해축이 교차하는 목포의 배후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해안 고속도로, 국도 77호선, 광주∼해남간고속도로 목포∼보성간 철도 등 도로, 철도망이 확충되면 해남은 전국어디서나 1일 생활권안에 들게된다. 이러한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인적네트워크 구성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정책기획단 ‘씽크탱크’를 말하는 것인데 인삼축제를 하고 있는 전북 금산의 금사모는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다. 금사모는 금산을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회비나 정기모임은 없다. 인터넷 상에서 활동이 이뤄지며 교수, 연구원, 직장인, 공무원 등등 다양한 계층으로 이뤄졌으며 특징은 금산출신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학 등 연구기관이 없는 해남은 산학협력체계를 갖추는 것이 다소 어렵다. 해남군이 성화대, 전남대와 산학협력을 맺고 있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선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는 씽크탱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전략의 수립과정에서 군 내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가 전제돼야 한다. 해남발전의 동력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농업테크노 도시인지, 휴양관광도시인지, 전통과 생태문화를 간직한 도시인지, 바다개발인지, 세계적인 문학도시를 지향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고 합리적인 발전의 방식을 결정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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