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남임(청년로컬문화크리에이터 연구소 소장)

 
 

기후위기라는 말은 이제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기후위기 심각성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심해졌다.

산업화가 되면서 우리는 빠른 성장을 이뤘고 그 속에서 환경보다는 성장에 집중했으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생활이 편해지기 위해 발명된 획기적이라 불리던 '플라스틱'은 이제 우리에게 애물단지가 되어가는 과정을 겪고 있다. 우리의 생활이 편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던 삶 속에서 기후위기를 외쳐대는 현실은 조금씩 불편해지고 있다.

인간의 삶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지 판단했을 때 빠른 성장으로 인해 우리는 환경보다는 삶의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돈이 중요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발전에 발전을 다하고 나니 비로소 환경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필자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과 환경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접해왔으며 책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셨다. 환경은 그냥 우리의 삶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긍정적인 변화와 부정적인 변화가 함께 그리고 크게 다가온 것이 환경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환경에 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좋은 영향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해남에서도 마찬가지다. 해남에서 환경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해남형 ESG'를 선포하여 홍보하고 실천하는 해남군의 활동도 환경을 위한 작은 행동들이다.

ESG는 기업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프레임으로, 환경에 관한 논의와 함께 개념이 재조명되고 있다. 기업에서뿐 아니라 이제는 지자체에서도 ESG를 위해 활동한다.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논의에서 시작된 ESG는 새로운 기후변화 체제가 출범하고, 탄소중립이 글로벌 의제로 부상하면서 환경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조금씩 불편함을 초래하게 된다. 불편함이란 익숙하고 편했던 삶에 있어 조금은 더 생각하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눈치를 보는 기이함을 자아낸다. 그러면서 우리는 불편함을 위한 소비를 시작했다. 매일 사용하는 칫솔을 대나무 칫솔로 바꾸거나 샴푸 대신 친환경 비누를 사용하면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제품을 찾아 나서는 우리의 삶은 익숙하고 편함에서 조금씩 불편함으로 빠져들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는 활동들을 하는 환경적·윤리적 기업을 찾아 소비를 시작한다.

대표적인 변화로 '미닝아웃(Meaning Out)'을 꼽을 수 있다. 미닝아웃은 정체성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커밍아웃(Coming Out)'과 '신념(Meaning)'이 합쳐진 말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표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기업이 환경에 대해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구매를 하는 '착한 소비'를 의미한다. 착한 소비의 움직임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착한 소비, 친환경 소비로 바뀌면서 기업들의 ESG 활동을 더욱 빠르게 추진하게 되었고 소비자들은 '착한 소비' 활동을 확산한다.

착한 소비활동에 동참하려는 소비자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며 친환경제품을 구매하거나 재래시장(전통시장)을 이용하겠다는 의견도 많다. '나의 소비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 이것이 착한 소비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습관화되지 않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편함을 소비하는 시대를 받아들이고 함께 한다면 지구를 위한 작은 행동들이 모여 지구의 수명을 조금 더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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