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를 선정하는 데 지역의 관광·문화 자원뿐만 아니라 '먹거리', '숙박'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숙박은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닌 체류형 관광지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해남은 호텔과 리조트 등 다양한 숙박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근 진도군에는 1007실 규모의 쏠비치 호텔&리조트가 지난 2019년 7월 개장하면서 해남 군민들을 비롯해 전국의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상황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해남군은 노후화되고 관광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던 우수영유스호스텔과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의 숙박 형태를 개선하고 한국관광공사는 오시아노관광단지에 리조트호텔을 신축하고 있어 코로나19 등으로 침체된 해남관광시장의 마중물이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0실 규모 오시아노 리조트호텔
7월 공사 완료 후 9월 운영 계획

▲ 공사가 진행 중인 오시아노 리조트호텔.
▲ 공사가 진행 중인 오시아노 리조트호텔.
▲ 120실 규모 4성급 관광호텔로 건립될 오시아노 리조트호텔 조감도.
▲ 120실 규모 4성급 관광호텔로 건립될 오시아노 리조트호텔 조감도.

오시아노 리조트호텔은 화원면 오시아노관광단지 내 해수욕장 인근 3만9166㎡ 부지에 신축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408억9900만원(국고 308억7400만원, 민자 100억2500만원)을 투입해 오시아노 국민휴양마을 조성사업으로 추진 중이며 지하 1층, 지상 5층, 120실 규모의 4성급 관광호텔로 건립되고 있다.

건축은 한국의 자연경관을 비롯해 마당과 담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등 해남의 대표적인 전통 건축인 윤선도의 녹우당을 닮도록 했고 호텔로서는 드물게 홀겹의 전통공간을 만들어 자연을 최대한 담고 있다.

객실은 커플이나 3~5인 가족실 등 투숙객의 구성과 성향 등에 따라 다양화하며 모든 객실에서 관광단지의 아름다운 주변 바다와 섬 사이의 일몰 광경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호텔 내부는 계절감을 느낄 미디어월 설치와 객실 안내 등 로봇 버틀러 서비스 제공 등 첨단 스마트 기술이 도입된다.

또한 야외연회장, 연회장, 친환경 정원, 카페, 레스토랑, 인피니티 풀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갖춰진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7월까지 건축공사를 끝내고 호텔 운영사를 선정해 9월부터 영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리조트호텔은 한국관광공사가 오시아노관광단지에 사실상 골프장 이후 첫 투자에 나선 것이어서 이를 계기로 관광단지 활성화를 위한 민자투자로 이어질 지도 관심사다.

오시아노관광단지는 화원면 주광리, 화봉리 일원에 마리나·호텔·펜션단지·복합상가·남도음식빌리지·휴양촌 등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며 2489억원(지방비 271억원, 관광공사 2218억원)을 투입해 2002년 1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조성됐다. 당시 민간분양을 전제로 개발됐지만 86필지 중 골프장과 캠핑장만 투자가 이뤄지고 나머지 숙박·상가시설부지 대부분이 미분양돼 20년 넘도록 허허벌판으로 남아있다.

또한 진입도로와 전기, 단지 조성 등 기반시설은 완료됐지만 하수처리장이 없다 보니 민간사업자들이 개별로 하수처리시설을 투자해야 했던 상황에서 해남군도 30여 년 만에 오시아노관광단지 내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를 위한 국비 예산을 확보해 올해 안에 1단계 준공을 목표로 하는 등 민자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하며 활성화를 돕고 있다.

유스호스텔 관광호텔로 탈바꿈
3월 착공해 내년 1월 완공 목표 

▲ 청소년수련시설로 2008년 개장한 우수영유스호스텔.
▲ 청소년수련시설로 2008년 개장한 우수영유스호스텔.
▲ 지역특화형 친환경 숙박시설 조성사업으로 탈바꿈될 관광호텔 조감도.
▲ 지역특화형 친환경 숙박시설 조성사업으로 탈바꿈될 관광호텔 조감도.

우수영유스호스텔은 지역특화형 친환경 숙박시설 조성사업을 통해 관광호텔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우수영유스호스텔은 52억 원을 들여 45객실, 세미나실, 사무실, 체력단련실 등을 갖춰 지난 2008년 8월 개장한 청소년수련시설로 문내면 우수영관광단지 내 위치해 있지만 정작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객실도 단체 투숙객 위주로 낙후된 상태다.

이에 해남군은 89억9000만원(국비 40억원, 군비 49억9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리모델링에 나서고자 기본 및 실시설계 중으로, 오는 3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군은 구 유물전시관의 새로운 활용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아직 운영자 선정 방식 등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설계를 맡은 용역사는 체험을 테마로 하는 지역 거점이자 숙박시설로 지역 문화 생산자인 지역주민, 문화 소비자인 관광객, 체험 활동을 유도하는 지역활동가들이 상호간의 이해와 편익을 주고받는 관광플랫폼으로서 지역 연계 서비스형 호텔을 제안했다.

관광호텔은 32객실로 기존 유스호스텔보다 객실 수는 감소하지만 레스토랑, 로컬마켓, 비즈니스센터, 접객시설 등 부대시설이 강화된다.

객실은 3가지 형태로 계획돼 있다. 더블베드, 싱글베드 등을 비롯해 화장실, 소파, 테라스, 책상 등을 갖춰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객실 안에서도 일할 수 있는 워케이션·지역체험형, 가족이나 취미를 함께 즐기는 지인들이 프라이빗한 스파에서 액티비티 활동의 피로를 풀고 1층 로컬숍에서 구입한 지역 식자재로 주방에서 지역 먹거리를 만들 수 있는 활동형 객실이 계획돼 있다. 또한 더블베드 4개, 화장실 2개, 파우더룸 등을 갖춘 자연감상·휴양휴식형 객실도 있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공예품과 기념품, 해남 팔미 등 다양한 먹거리와 놀거리를 팝업 형태로 호텔 서비스 시설과 연계하는 로컬체험 존, 지역 문화체험과 비즈니스를 위한 미팅룸을 비롯해 프라이빗 스파로 언제 어디서나 일하고 즐길 수 있는 워케이션 존도 갖출 계획이다. 지역의 오일장과 연계해 다양한 이벤트 장터를 열 이벤트 마당, 지역의 문화체험 클래스와 숙박객을 위한 행사용 다목적 홀을 사용하는 클래스 홀 등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옥상정원 레스토랑을 비롯해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체험 놀이터, 맞이정원 수공간 등도 제안됐다.

지난 2017년 해전사기념전시관이 개관하면서 역할을 잃은 구 유물전시관은 레스토랑과 카페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곳은 VIP 객실 등이 제안되기도 했지만 숙박 용도로는 활용이 제한돼 출입이 자유로운 라운지와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연회장, 전망데크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황토나라테마촌 가족 맞춤형으로
타당성 검토 용역 거쳐 내년 말 완공

송지면 송호리에 위치한 땅끝황토나라테마촌도 지난 2020년 8월 전남형 지역성장 전략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100억 원(도비 50억 원, 군비 50억 원)을 투입해 '땅끝 해남을 리폼하다'란 주제로 노후 관광시설 개선 등이 추진된다.

군은 전남도 지방재정 투자심사, 전문가 자문, 건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난 2021년 11월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올해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용역에 착수해 사업이 기로에 선 상태다. 사업 타당성 검토 용역은 오는 3월 말까지로 군은 사업 타당성이 확인되면 오는 8월 중 총괄 및 1차분 공사에 착공해 2024년 12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객실이 비좁아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는 숙박동을 리모델링하고 숲속 텐트촌 부지에 프리미엄 카라반 등을 갖춰 가족단위 여행에 맞게 차별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오토캠핑장·땅끝전망대 등 주변 관광시설 및 수려한 자연경관과 연계해 해남에서 일주일 살아보기, 어울림 캠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운영하고, 땅끝 브랜드화 사업, 네이밍 제작, 온·오프라인 홍보 강화 등을 통해 힐링과 치유의 웰니스(Wellness) 관광 거점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신활력사업으로 160여억 원을 들여 지난 2010년 12월 조성된 땅끝황토나라테마촌은 8만7740㎡ 부지에 숙박동 16실, 세미나실, 식당, 야외 화장실, 다목적운동장, 수변공원, 텐트촌, 공방촌, 주차장 등이 조성됐지만 '킬러 콘텐츠'가 없어 관광객을 유입시키지 못하고 위탁업체도 찾지 못한 채 해남군이 직영 중으로 이번 사업을 통해 활성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족 단위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키즈카페, 어린이 생태놀이터 등 어린들의 체험공간이 보강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땅끝권에는 전남개발공사가 소유하고 있던 땅끝호텔도 위치해 있지만 적자 운영을 이유로 수년째 문을 닫고 있다가 지난해 민간에 매각돼 침체된 땅끝 관광지 활성화에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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