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사무소 곽성민·한명창 씨와 '수거 동행기'
"주택가 여전히 분리배출 외면에 안타까워"
폭설 땐 며칠간 제설작업에 작업도 '눈덩이'

▲ 동갑내기인 환경미화원 한명창(왼쪽)·곽성민 씨가 이른 아침 해남 읍내를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 동갑내기인 환경미화원 한명창(왼쪽)·곽성민 씨가 이른 아침 해남 읍내를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매서운 영하의 날씨에도 해남의 아침 거리를 누비며 깨끗한 출근길을 닦는 사람들이 있다. 날씨에 상관없이 해남읍의 쾌적한 환경을 가꾸는 읍사무소 환경미화원들이 그들이다.

읍사무소 환경미화원은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근무한다. 전날 오후부터 새벽까지 배출된 소각용 쓰레기를 비롯 매립용과 재활용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까지 읍내를 돌며 수거한다.

명절이 가까워지면 읍사무소 환경미화원들은 더 바빠진다. 해남읍을 돌면서 하루에 5톤 차량으로 2~3회, 2.5톤 차량으로는 3~4회 정도 운반하지만 요즘 같은 명절 전후에는 5톤 차량으로 4~5회 정도 쓰레기를 운반한다. 배출된 쓰레기는 해남읍 길호리에 있는 생활쓰레기 매립장으로 운반된다. 설 연휴 때도 설 당일을 제외하고 정상 수거를 한다.

환경미화원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달라지며 해남에서도 청년들이 공채를 통해 환경미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읍사무소에는 29살 동갑내기 환경미화원 청년 한명창 씨와 곽성민 씨가 근무하고 있다. 오전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환경미화 차량에 몸을 싣는다.

한 씨는 "환경미화 차량 운행을 못할 정도로 비나 눈이 오지 않는 이상 거리의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출동한다"면서 "함께 일하는 선후배들과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어 즐겁게 일한다"고 말했다.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큰 어려움은 없지만 폭우, 폭설이 내리거나 태풍이 지난 후에는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려있어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 벌어진다. 지난달 폭설이 내렸을 때 며칠 동안 눈을 치웠지만 동료 공무원들이 거들어줘 비교적 수월하게 일을 마칠 수 있었다.

곽 씨는 "지난달처럼 눈이 많이 올 때는 다른 공무원들도 함께 눈을 치우기 때문에 동료애도 느끼면서 보람을 갖고 일한다"고 말했다.

쓰레기가 배출된 지정된 장소에는 주로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가 대부분이다. 아파트의 경우 분리배출이 잘되는 편이지만 일반 주택가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많다. 일반 도로나 시가지 인도에는 불법 투기된 쓰레기가 많다.

한 씨는 "아직도 분리배출하지 않고 버려진 쓰레기와 길거리에 불법 투기하는 쓰레기가 많다"면서 "최근 관내에 CCTV가 많아지고 단속이 강화돼 신경써서 쓰레기를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어카를 끌면서 길거리 쓰레기를 정리했던 시대가 지나고 자동화된 환경미화 차량이 등장하면서 환경미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정년이 보장될 만큼 안정되고 보수도 다른 공무직에 비해 높다.

읍사무소 환경미화팀의 경우 모두 25명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이직한 직원이 없다. 안정되고 다른 공무원과 비교해도 높은 보수 때문이다.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6일 근무한다.

김기영 읍사무소 환경팀장은 "환경미화원에 대한 처우 개선이 많이 됐지만 아직 직원이 부족한 편으로 쉬는 시간이 적다"면서 "다른 지자체처럼 환경미화원이라는 명칭 대신 환경공무관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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