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단 시멘트·볼트 부식으로 거센 물살 못이겨
물에 잠겨 큰 파손 안된 듯… 내주 중 세우기 작업

▲ 2008년 세워진 '명량의 고뇌하는 이순신 상'
▲ 2008년 세워진 '명량의 고뇌하는 이순신 상'
▲ 우수영 울돌목에 세워진 이순신 동상이 쓰러져 일부만 드러낸 채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
▲ 우수영 울돌목에 세워진 이순신 동상이 쓰러져 일부만 드러낸 채 바닷물 속에 잠겨 있다.

우수영 울돌목에 세워진 '명량의 고뇌하는 이순신 상'이 거친 물살에 쓰러져 물속에 잠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남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만조인 오후 2시께 이순신 동상이 기울어져 80% 정도 물에 잠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튿날 오전 9시 간조 시기에는 이순신 동상이 완전히 잠긴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발견한 관광실 우수영팀 직원들은 동상이 거센 조류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줄로 고정하고 파손을 막기 위해 구명환을 묶어 충격을 완화하는 응급조치를 했다.

이순신 동상이 넘어진 방향을 보면 이날 새벽 만조 이후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거센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만조에 가까워 물속에 잠긴 동상은 크게 파손된 흔적은 없었다.

하지만 동상을 지탱하는 하단부 시멘트와 앵커 볼트가 부식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게 1톤의 이순신 동상이 세워진 지 15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거센 조류와 높은 염도에 부식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해남군은 업체와 협력해 다음 주까지 오후 간조에 맞춰 동상을 바로 세우고 염도에 강한 순간 접착 시멘트로 고정하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울돌목 이순신 동상은 지난 2008년 10월 명량대첩축제를 기념하기 위해 해남 출신 조각가 이동훈씨가 높 2m, 폭 65㎝의 실제 사람 크기로 제작했다. 갑옷과 칼을 찬 모습의 전국의 수많은 동상과 달리 도포를 입고 지도를 든 형상이다.

특히 명량대첩이 일어나기 전 울돌목 앞바다를 바라보며 조선의 미래를 걱정하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차별화된 동상의 명칭을 '명량의 고뇌하는 이순신 상'으로 정하고 지난 2015년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하기도 했다. 한편 진도 녹진의 울돌목에는 전투를 지휘하는 모습의 이순신 동상이 우수영 동상과 비슷한 시기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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