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굴조사 선돌지구 현장 설명회 열려
'V'자형 선돌… 해남 마한 시작의 중요 지표
결합형태 지석묘 발굴로 해남까지 하한 설정

▲ 지난 26일 읍호리 선돌지구 발굴 현장.
▲ 지난 26일 읍호리 선돌지구 발굴 현장.

선돌지구 발굴을 통해 해남반도 마한 역사에 새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재)대한문화재연구원(원장 이영철)은 지난 26일 지역 주민들과 학계 전문가, 명현관 군수, 박상정 의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읍호리 선돌 지구에서 시발굴 설명회를 가졌다.

현산 읍호리 고분군 시발굴조사 선돌지구 현장 설명회에서 지석묘 8기, 선돌, 수혈주거지(땅을 파고 그 내부에 나무 기둥을 세워 천정을 덮은 움집 구조의 건물지) 4기, 수혈 13기, 유구(옛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 5기 등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발굴 현장 입구에는 'V'자형 선돌(입석)부터 연결된 집터 4곳이 발견됐다.

선돌지구 집터 4곳 모두 고대인들의 주거 형태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이다. 특히 선돌지구 집터는 송지 군곡리 패총의 집터 형태를 그려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군곡리 패총에는 40여 채의 주거지가 확인됐지만 중첩이 많아 원형을 확인하기 어렵다. 군곡리 패총과 비슷한 시기인 선돌지구의 집터를 통해 군곡리 패총의 집터 원형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집터 근처에서 뱃머리를 대기 위해 밧줄을 묶었던 'V'자형 선돌도 발굴됐다. 원래 선돌은 1개의 돌만 사용했지만 현산면 일대에서 나타나는 선돌은 'V'자형이다. 이는 해남반도 마한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전 5세기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지석묘가 8기 발굴됐는데 이 가운데 7기는 역사적 가치가 높다.

선돌지구 지석묘 형태는 탁자식부터 바둑판식으로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지석묘의 변천사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유적지는 극히 드물다. 이영철 원장은 "지석묘 7기는 해남 반도 마한의 시작부터 백제로 진행되는 1000년의 시간을 보여주는 중요한 발굴이다"고 강조했다.

지석묘는 북방형 탁자식과 남방형 바둑판식이 결합된 형태이다. 이런 형태의 지석묘는 대부분 고창, 부안, 영광, 함평 등 해안가에서 나타나며 하한(下限, 아래쪽의 한계)을 함평으로 설정했다. 김미연 해남군청 마한역사복원TF 주무관은 "선돌지구에서 결합 형태 지석묘 8기가 발견되면서 하한을 해남까지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합 형태의 지석묘가 해안가 중심으로 나타나는 것은 해상교류와 관련짓는다. 이는 마한시대 옹관묘에서도 발견되는데 영산강 유역 옹관 고분의 최전성기 유형인 일명 '캡술형 옹관'이 해남지역에서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전반 사이에 처음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영철 대한문화재연구원장은 "해남의 마한 시대나 청동기 시대 유적 발굴로만 끝내면 안 된다"면서 "앞으로현대에 맞게 어떻게 재현해 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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