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끊기고 상품성 떨어져 농가 울상
가을배추 산지폐기 물량 확대 시급
농식품부·농협·농민 등 대책 모색

▲ 겨울배추 가격안정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가 지난 16일 화원농협 이맑은김치 가공공장 회의장에서 열렸다.
▲ 겨울배추 가격안정 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가 지난 16일 화원농협 이맑은김치 가공공장 회의장에서 열렸다.

지난달 출하를 마쳐야 할 가을배추가 현재까지 거래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보니 이달 중 출하해야 할 겨울배추마저 수확시기를 놓치고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조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들이 지난 21일 겨울배추 주산지인 해남을 찾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해남, 진도, 신안지역 겨울배추 관련 농협 조합장과 이병길 전국배추생산자협회 화원면지회 대표, 김종구 농림부 유통소비정책관을 비롯해 해남군청 농정과와 전남도청 식량원예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협 전남본부, 무배추생산자연합회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겨울배추생산자단체협의회(회장 서정원·화원농협 조합장)도 지난 16일 화원농협 이맑은김치 가공공장 회의장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이날 적기 수확시기를 놓쳐 몸집이 커지며 상품성이 떨어진 겨울배추밭과 아직도 출하되고 있는 가을배추밭 등을 둘러본 참석자들은 가을배추 출하를 중지하고 산지폐기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상품성이 떨어져 거래되지 못하는 배추밭에 대한 생산비 보전, 중국산 배추 수입 중단, 시장격리 물량에 대한 조속한 처리 등을 중점 논의했다.

올해 가을배추는 전년에 비해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경기 불황에 절임배추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김장시즌에 출하를 완료하지 못하고 이달 중순 넘어서까지 출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 가을배추 생산량은 134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16.8%, 평년 대비 4.4% 증가했다.

이 여파가 겨울배추까지 미치며 거래가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적기 수확을 하지 못한 겨울배추의 몸집이 커지고 속잎은 꼬이는 꽈배기 현상이 발생하는 등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출하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상품성이 가장 좋은 3㎏을 넘어 5㎏까지 자라고 있으며 속잎이 겉잎을 뚫고 솟아올라 썩고, 꽃대까지 올라오면 사실상 폐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병길 대표는 "12월 말까지 가면 배추가 계속 커져서 상품성이 떨어져 팔 수도 없어진다"면서 "하루하루 인건비며 비룟값이며 유류대가 올라가는데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원 화원농협 조합장은 "가을배추가 시장에 출하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현재 aT에서 맡은 정부 시장격리 물량 1만톤 외에 5000톤 정도를 정부와 자치단체가 협의해 빠르게 산지 폐기시키면 남은 가을배추 물량을 전부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은 가을배추 물량 5000톤 정도를 산지 폐기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10억여원으로, 해남군도 정부와 전남도가 예산을 투입해 대책 마련을 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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