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결국 해남을 덮치고 말았다.

송지의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AI가 의심돼 시료를 검사한 결과 지난 14일 고병원성(H5형 항원)으로 확인된 것이다.

해남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7년 2월 이후 5년 10개월 만이다.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만 것이다.

해남군은 해당 농장의 오리에서 AI 의심 증상이 나타나자 3만6000마리를 살처분한 데 이어 고병원성 확진 판정으로 농장 3㎞ 이내 위치한 종오리 농가의 알도 전량 폐기했다. 또한 반경 10㎞ 이내의 농장 6곳과 계열 농장 8곳에 대해서도 긴급 방역에 나섰다.

올해 고병원성 AI는 예년보다 일찍 발생하고 전국적으로 대유행처럼 빠르게 번지고 있다. 전남에서도 지난 11월 15일 장흥에서 처음 발생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 매일 1~2건씩 이어지고 있다. 해남의 이번 고병원성은 도내에서 21번째이다.

올해 AI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하고 발생지역도 예전보다 광범위해 각별한 차단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해남군도 AI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방역 대책을 재점검하고 철저한 차단방역과 추가 발생이 없도록 가금농장에 대해 조기 출하 독려, 농장 계열사에 대한 관리와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한 35개 가금농장이 위치한 읍면에 대해서도 농장 및 진출입로에서 살수 방역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오염원의 외부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고천암호, 금호호 등 철새도래지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차량 출입을 막고 있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노력만으로 추가확산을 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농장주와 주민들이 지금의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차단방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모두가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그나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특히 농장주들이 방심하면 순식간에 확산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번 위기 상황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2016~2017년과 2020~ 2021년 'AI 사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닭과 오리 수천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불행한 상황은 물론이고 '계란 파동'도 불가피해진다. 그러면 그 피해는 비단 농장주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

AI 추가확산 차단에 모두가 나서야 할 때이다. 방역당국뿐 아니라 가금농가, 주민 들이 확산 차단활동에 똘똘 뭉쳐야 지금의 비상사태를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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