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해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대한민국 헌법 제9조에 명시돼 있다. 바야흐로 세계화 시대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이 지역 전통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오늘날 지역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옅어져 가는 것 같다. 이런 시기에 명시된 헌법 9조의 조문은 현재 우리나라를 있게 해온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이 국가만이 아닌, 이 나라에 속한 국민에게도 요청하는 목소리로 들린다.

전통문화의 가치가 소외되어 가고 있는 현시대에 지역 전통문화의 보존·발전에 관한 문제는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지역 전통문화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알고 있다 해도 지역 전통문화에 별 관심을 갖지 않는 일이 오늘날의 실태이다. 또한 지역 전통문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듦에 따라 지역 전통문화의 전승이 단절될 위험성도 덩달아 높아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국가적 측면에서 공개 시연 행사 지원이나 홍보전수관 건립 등의 여러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요적 차원에서 지역 전통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및 의식 수준을 높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무리 문화재 시설을 만들고 행사를 개최해봤자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다면 존립 가치에 큰 문제로 남기 때문이다.

특히 우수영의 강강술래, 부녀농요, 들소리, 용잽이놀이와 북평면 남창마을의 용줄다리기, 송지면의 진법군고놀이, 죽은 사람의 영혼을 천도하는 무속 의례인 씻김굿 등 다방면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지켜내고자 하는 장인들과 마을 사람들에 대한 지원과 육성을 하지 않는다면 향후 얼마 가지 않아 우리의 소중한 지역 전통문화 유산을 더는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 전통문화 유산의 수요적 측면에서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고, 다음과 같이 전통문화 유산을 활용한 마을공동체 육성과 관광자원화 효과를 고민해 볼 수 있다.

첫째, 근대화를 거치며 오랜 기간 단절되어왔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하기 위해서는 문화유산으로 바라보는 인식과 함께 정책적으로 진흥정책을 추진할 명분과 계기가 필요하며, 보존 및 계승의 가치가 큰 전통문화를 선정하여 도-국가 지정 무형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해남의 매력을 더한 서남해안 관광 거점 육성을 실현하는 새로운 자원으로 전통문화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되어야 하며, 문화관광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주민주도로 생활화하고, 체류형 관광상품화로 상설화해야 한다.

셋째, 현대는 스토리텔링의 시대로, 다양한 소재의 스토리텔링이 각 분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 재생산되어 소비되고 있다. 관광 명소화를 위한 지역의 전통문화·예술과 연계한 융복합콘텐츠 개발과 차별성 부족으로 지적받는 지역축제들에 고품질의 융복합콘텐츠를 활용함으로써 생명력을 부여해야 한다.

이렇듯 지역 전통문화를 홍보할 수 있는 전수관 건립 등 장인의 활동을 적극 육성하고, 경제적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더군다나 현재 중·고등학생은 전통문화를 이어나갈 직업적 전망에 대한 정보 및 인식 부족으로 전통문화 계승을 원하는 사람들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한 대책마저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 전통문화를 지키는 일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미에서 해남군 지역문화활력촉진사업은 지역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실천하여 고유한 지역문화 가치를 알게 되고 자연스레 해남 전통문화유산의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본다. 결국 소중한 전통문화의 보존·발전에 필요한 열쇠는 이렇듯 수요 측면에서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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