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상(해남사회적경제네트워크장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사회적경제는 '우리 사회와 인류가 처한, 기후와 불평등 위기를 경쟁이 아닌 협동을 통해, 자본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해결해 가며 붕괴된 공동체와 취약해진 사회안전망 속에서 생겨나는 몰락한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배웠다. 특히 해남과 같은 농어촌지역은 인구소멸과 고령화, 양극화, 교육 문제 등 사회문제가 누적되고 있어 이를 해결할 여러 대안이 시급하다.

그 대안 중 하나가 사회적경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회적경제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현실은 아직 해법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해남의 사회적경제기업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자활기업은 100곳이 넘는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만들어졌으며 근로자 수도 1000명을 넘어섰다.

농수산업, 문화예술, 관광, 교육, 환경,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취약계층 일자리 문제부터 지역 문제 해결까지 크고 작은 문제들에 고민하며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해남 사회적경제기업이 모여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해남의 연대와 협력은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끈끈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작게나마 만들어진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사회적경제를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등 민간의 노력에 지자체가 같이 할 수 있는 모델을 연구하고 방향을 잡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사회적경제기업의 수준, 생태계 환경, 정부 지원, 시민의 관심 등은 높지 않다.

사회적경제가 지역문제 해결의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살고 싶은 해남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개별 기업인의 능력이 아닌 시스템으로 사회적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 사회적경제기업이 살아남는 환경이 개인의 능력이어서는 한계가 있다. 좋은 기업이 생겨나고 실패해도 다시 할 수 있는 환경,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지역의 사회적경제기업들에 기회를 주어야 한다. 영세하고 경험과 능력이 조금 뒤떨어지고, 공정이라는 이름과 최고의 결과물을 위한다는 결정으로 광주나 서울업체에게 밀려 지역 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없애면 안 된다. 지역의 사회적경제인들과 같이 준비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물도 만들 수 있다.

셋째, 사회적경제는 혁신적인 사고와 방법이 필요하다. 사회혁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의 경제 시스템과는 다른 시도를 한다. 사회적경제기업인이나 이와 관계된 이들은 혁신적인 시각과 행동이 필요하다.

경제 상황이 올해도 힘들었는데 내년에도 전망이 좋지 않다. 힘든 시기일수록 같이 뭉쳐 해결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견딜 수 있는 사회적경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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