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내 생태꽃밭과 운동장에 모인 1~3학년 학생들.
▲ 교내 생태꽃밭과 운동장에 모인 1~3학년 학생들.
 
 
▲ 지난달 열린 계곡초 학예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오케스트라부
▲ 지난달 열린 계곡초 학예회에서 연주를 선보이고 있는 오케스트라부
▲ 지난 9월 열린 행복바자회 모습.
▲ 지난 9월 열린 행복바자회 모습.

흑석산에 100년 역사를 품다

흑석산 정기 아래 자리한 계곡초등학교(교장 김옥분)는 지난 1921년 성진공립보통학교로 문을 열어 1992년 계곡동국민학교를 통합한 이후 1996년 지금의 계곡초로 이름을 바꿨다. 또 2000년에 계곡서분교장을 편입해 지금까지 모두 547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교생이 26명이지만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을 정도로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더불어 신나게 배우고 깨단하며 삶을 가꾸는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행복과 인성을 중시하는 100년의 품격과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들을 위해 학부모와 교사들이 나서 운동장을 천연잔디로 만들었고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과 특기를 길러주기 위해 면 단위에서는 이례적으로 오케스트라부를 운영하고 있다. 신나는 배움과 행복을 위해 맞춤형 기초학력 신장과 계절별 체험학습도 이뤄지고 급식도 자율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바른 인성을 중요시해 분기마다 행복바자회를 열고 다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함 배우다

계곡초는 그동안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방과후 학교와 동아리 운영으로 눈길을 끌었다. 몇 년 전까지 다른 학교에서는 하기 힘든 태권도와 우리나라식 요가인 국선도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오케스트라부를 운영하며 다시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오케스트라부는 학생들의 정서발달은 물론 배려와 협동심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해남군장학사업기금과 학교 자체 예산을 통해 외부 강사를 초빙하고 악기도 모두 갖췄다. 또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해마다 학예회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공연도 선사하고 있다.

첼로를 맡고 있는 김연우(5년) 학생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난해부터 처음 첼로를 잡았는데 지금은 동요나 행진곡도 연주할 줄 안다"며 "지난달 학예회때 부모님께 첼로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정말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계곡초는 학생들의 재능과 끼를 키우기 위해 오케스트라는 물론 미술과 배드민턴, 공예, 밴드, 영어를 방과후 학교로 운영하고 있다. 또 계절에 따라 체험학습을 즐기고 있는데 올 겨울에는 스키 타기와 썰매 타기도 전교생이 배울 예정이다. 학생들의 1년 동안 교육활동과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 학년 앨범과 나의 작품집도 제작하고 있다.

배려와 존중, 행복을 중요시하다

계곡초는 배려와 존중, 행복한 학교생활을 강조하고 있다. 다문화 시대에 다문화 학생이 많은 학교 현실을 고려해 매달 다양한 다문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5월에는 다문화 축제를 열고 다문화 부스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나라의 먹거리와 문화 체험 등의 시간을 제공했다. 또 자체적으로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를 준비하며 학생들을 대회에 참가시키고 있으며 전남국제교육원 강사를 초청해 찾아가는 다문화교실과 다문화 관련 책 읽고 느낌 나누기도 열고 있다. 이달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만들며 세계문화체험도 열 계획이다.

이지영(3년) 학생은 "지난 1학기 때 부스 체험을 통해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음식 체험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며 "모든 학생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기별로 열리는 행복바자회도 눈길을 끌고 있다. 상벌점제 대신 학교생활을 잘하는 학생들에게 상점을 주는 것인데 학교에서 직접 만든 통장에 포인트를 쌓게 하고 포인트를 활용해 바자회에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5월에는 카네이션이나 학생들 선물 위주로 물품들 갖추고 추석에는 명절에 쓸 수 있는 당면이나 식용유, 부침가루 등을 구입할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 때는 가족선물을 준비할 수 있다.

행복한 학교생활은 학교 한 켠에 마련된 생태꽃밭에서도 느낄 수 있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위해 배롱나무를 중심으로 로즈마리, 페튜니아, 범부채, 장미허브, 도라지, 은방울, 구절초 등 수십 가지의 꽃과 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멀리 가지 않고도 생태교육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모두가 손들고 발표하는 학교

지난달 28일 인문독서동아리 활동 시간. 학생들이 서로 손을 들며 발표하겠다고 난리다. 이날은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책을 읽고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고 나중에 책갈피 등을 만드는 활동으로 꾸며졌다. '틀려도 괜찮아'라는 책을 읽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모든 학생이 손을 들고 한마디씩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았다.

손효원(2년) 학생은 "줄넘기를 못 했는데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습해서 지금은 엑스자 넘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은새(2년) 학생은 "훌라후프를 하나도 못 했는데 지금은 떨어뜨리지 않고 잘한다"고 말했다.

유은숙 1학년 담임교사는 "학생들의 책 읽는 습관이나 발표력, 사고력 나아가 바른 인성을 키우기 위해 독서활동을 중요시하고 있고 특히 작은 학교이다 보니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발표할 수 있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밝히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 김기환 씨 가족.
▲ 김기환 씨 가족.

아이들이 색깔을 낼 수 있는 학교

9살, 6살 두 딸과 함께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농촌유학생활을 하고 있다. 계곡초등은 아이들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선생님들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아이들을 존중하고,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학교 분위기는 아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서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학습으로 교우관계가 원만해지고 밝은 아이로 자라게 된다. 이번 학기까지만 농촌유학이 예정되어 있어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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