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전 광주환경운동연합 의장)

 
 

광주와 전남지역 물 사정이 심상치 않다. 모두 비상한 국면이다. 며칠 전 비가 내렸으나 그 양은 미미했다. 광주시는 대대적인 '20% 물 절약 캠페인'을 전개하며, 시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하는 한편 용수 확보를 위한 다각적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전남도도 일부 도서 해안지역에 제한급수가 시행되고, 일부 지역에서 월동 농작물에 피해 대책을 강구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다. 겨울 가뭄이 계속된다면 식수와 농업용수 그리고 산업단지의 공업용수 공급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지난 여름, 수도권 지역은 대홍수가 발생하는 등 너무 많은 강우가 내렸지만, 유별나게 광주·전남에만 평년보다 훨씬 적은 강우가 내렸다. 광주·전남에 평년 같으면 연평균 대략 1400㎜ 내외가 내려야 했지만, 현재까지 절반 정도밖에 내리지 않았다. 우리나라 겨울 날씨의 특성상, 평년처럼 눈이나 비가 내리더라도 그 양은 미미하다. 따라서 내년 봄 이후 강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물 부족과 가뭄은 최근 몇십 년 동안 전례 없는 일이다.

물을 '수자원'이라 한다.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이다. 지구상에 수자원의 원천은 하늘이 내려준 비와 눈이다. 수 천 년 동안 우리 인간은 하늘에 의지하며 물길을 따라 삶을 유지해 왔다. 과거에도 큰 가뭄이 있었고, 그 반대로 홍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주 혹은 빈번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물 사정이 변화하고 있다. 가뭄이나 홍수가 너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기후변화 혹은 지구온난화가 날씨의 패턴을 흔들어 버렸다. 전문가들은 광주·전남의 가뭄과 물 부족도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무튼 광주·전남이 현재 당면한 물 부족과 가뭄을 이겨내야 한다. 시도 행정당국은 비상한 대책을 강구해야 하고, 주민들도 참여해야 한다. 우선 20~30% 물 절약에 나서야 한다. 화장실 이용이나 세탁, 혹은 샤워할 때 조금만 정성을 기울이면 가능하다. 내년 3~4월 이후까지 상수원이 고갈되지 않도록 하여, 내년 본격적인 강우 시기까지 버티자는 것이다.

행정당국은 식수며 적정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지하수 개발 대책도 가져야 한다. 이후에도 지하수 관리를 철저히 해, 지하수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도서 해안지역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해수 담수화 시설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물 비상 시 담수화된 물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쓰고 버린 물도 재활용하고, 빗물도 이용하는 대책도 가져야 한다. 한편으로 홍수와 태풍에도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기후위기 시대의 종합적인 물관리 대응책'을 가져야 한다. 대응책은 상당한 예산이 수반되는 만큼 중앙정부와 전남도가 나서야 할 것이다. 가뭄이나 홍수가 발생할 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뭄과 물 부족의 고통, 기후위기가 초래한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탈탄소에 나서야 한다. 정부나 광주·전남 지방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과 2030년 50% 온실가스 감축'의 국내외적인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광주·전남이 다른 어느 지역보다 모범적인 이행 성과를 가져야 할 것이다.

'물은 생명'이라 한다. 물은 만물의 근원이며 생명처럼 소중하다는 뜻이다. 물이 없다면 사람을 포함,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다. 물을 자원으로 인식해 소중하게 이용하고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번 가뭄과 물 부족을 공동체의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그렇게 정성을 기울이면 하늘은 자연의 질서를 회복, 우리에게 비를 내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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