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달력도 어느덧 한 장만 덩그러니 남았다. 해남군민광장에는 올해도 여지없이 대형 성탄 트리가 불을 밝히고 교회마다 예수님의 성탄을 그리며 트리가 세워진다. 정신없이 달려온 한 해를 한 번쯤은 되돌아보게 하는 시기이다.

연말이면 차분히 이웃을 돌아보는 여유도 필요하다. 요즘 김장철을 맞은 해남에는 사회단체를 비롯해 교회, 조합, 학부모 등이 중심이 되어 김장김치를 담가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찾아 나선다. 이런 소식을 들은 것만으로 지역사회는 더 따뜻해지고 훈훈해진다. 주위를 둘러보고 건네는 따스한 손길은 연말 내내 곳곳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봉사활동은 해본 사람이 또 한다는 말이 있다. 봉사의 기쁨은 해봐야 알게 되고, 마음이 있지만 이를 실천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의미이다.

우리 사회의 사랑의 온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희망2023 나눔 캠페인'도 어제부터 내년 1월 말까지 펼쳐진다. 해남에서는 '함께하는 나눔, 지속가능한 해남'이란 슬로건을 내세우고 2억2990만원 목표로 모금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런 모금 목표액은 산술적으로 해남군민 1인당 5000원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이다. 캠페인 기간인 두 달(62일)에서 하루만 커피 한두 잔 마시지 않는다면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지난해 지역민들은 올해와 같은 수준인 목표액의 두 배에 육박하는 모금을 하는 등 너도나도 이웃돕기에 앞장섰다. 모금액은 어려운 이웃의 주택 개보수나 명절 지원 등에 쓰인다.

연말을 맞아 이웃돕기 봉사활동에 나서거나 나눔캠페인에 동참하면 그만큼 지역사회는 행복해지고 훈훈해진다. 3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를 여전히 옥죄고 있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욱 이웃을 되돌아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프랑스어 표현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귀족은 의무를 갖는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지도층의 사회에 대한 책임과 도덕성을 요구하는 의미이지만 모두에게 의무가 아닐지라도 한번은 되새겨볼 만한 가치가 있다.

우리는 해남이라는 지역사회 공동체 일원으로 살고 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어려움을 함께 나눈다면 그 기쁨은 두 배로 다가올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오랜만에 맞는 연말이다. 예전 연말이면 '흥청망청'이라는 수식어가 으레 따르곤 했으나 지금은 스스로 되돌아보고 어려운 이웃도 살펴야 할 때이다. 조그만 관심이 이웃에게는 큰 힘으로 다가온다. 연말연시를 맞아 더 따뜻한 지역사회가 되도록 모두가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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