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현관 앞에 모인 현산남초 전교생.
▲ 학교 현관 앞에 모인 현산남초 전교생.
▲ 맞춤형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
▲ 맞춤형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
▲ 학생들이 소나숲에서 칼림바 연주를 하고 있다.
▲ 학생들이 소나숲에서 칼림바 연주를 하고 있다.
▲ 한 학생이 드론으로 장애물 통과를 하고 있다.
▲ 한 학생이 드론으로 장애물 통과를 하고 있다.
▲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학생들.
▲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학생들.

작은학교라 가능한 프로그램

80여 년의 역사 속에 소나무의 굳은 의지와 코스모스의 결실이 숨 쉬고 있는 현산남초. 지난 1939년 현산공립초등학교 부설 구산 간이학교로 개교해 1944년 현산남공립초등학교로 개칭했으며 올 1월 73회 졸업까지 모두 471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달마산과 두륜산을 바라보고 주변에 계곡물이 흐르는 천혜경관에 '맑고 고운 인성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학생'을 목표로 작은학교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전교생이 11명에 불과하지만 매달 책가방 없는 날로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해피데이가 운영되고, 맞춤형·수준별 수업과 기초학습 능력 수업이 가능하다. 전교생이 함께 참여해 학교생활을 이끌어가는 학생주도의 교육과정은 물론 마술과 창의로봇, 드론, 칼림바(아프리카 민속악기), 자전거 등 꿈과 끼를 키우는 다양한 문화예술체육교육이 펼쳐지고 있다. 운동장 한켠에는 방방이, 다모임실에는 노래방이 마련될 정도로 아이들의 놀 공간을 보장하고 있다. 야호문화나눔센터와 문화지소 해남과 함께 마을 연계 교육활동도 학생들의 다양한 인성교육과 체험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올 연말과 내년에는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 학생 모심 행사로 학생 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하루하루가 '행복데이'

현산남초는 매달 한 차례씩 책가방 없는 날로 '현산남행복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전교생이 다모임에서 의견을 모아 행복데이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학교 측에 제시하고 학교에서 이를 준비해 모두가 즐거운 축제를 연출하고 있다. 3월에는 강아지를 훈련시키는 강아지 핸들러와 사진사 체험 같은 직업체험과 피자, 쿠키 등 만들기 체험을 가졌다. 5월에는 가족 모두가 함께 향초를 만들고 감사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물론 저녁에 캠핑과 캠프파이어를 즐기는 축제가 마련됐다. 7월에는 학교 운동장에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돼 물놀이 올림픽이 열렸고, 9월에는 학부모들을 초청해 칼림바 연주와 합창, 국악, 노래자랑을 선보이는 예술축제가 열렸다.

임아련(6년) 학생은 "지난 5월에 1박 2일로 운동장에서 가족캠핑을 한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여러 친구들 가족과 잠도 같이 자고 함께 마음껏 놀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수연(6년) 학생은 "운동장에 물놀이장이 설치돼 돈 들여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소나무숲 연주회·교실서 로봇 작동

현산남초는 교목인 수십 그루의 소나무가 숲을 이루며 학교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숲 아래 돌들은 자연의자가 되고 전교생이 모두 참여해 음악과 미술, 토론 등 다양한 야외수업을 하고 있다. 소나무 숲 옆 나무로 만든 벤치와 의자는 학생들의 쉬는 공간이자 삼겹살 파티 무대가 되기도 된다. 지난 21일 소나무숲에서는 학생들이 우리의 실로폰과 비슷한 칼림바(아프리카 민속악기)를 연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비야'라는 동요부터 '네모의 꿈' 등 대중가요까지 아름다운 선율에 학생들의 연주하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했다.

최가연(5년) 학생은 "올해 처음으로 칼림바를 배웠는데 지난 9월에 학부모들을 초청해 연주회를 열어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드론도 척척, 영어수업도 착착

같은 날 교실에서는 로봇이 춤추고 오토바이로봇이 멋진 자태를 뽐내는 소프트웨어 수업이 펼쳐졌다. 수년째 광주교대 창의로봇센터와 연계해 학년 수준에 맞춘 스마트 교육이 이뤄진데다 지금은 전문 교사들이 열정적으로 지도에 나서 정규수업시간으로 소프트웨어 시간을 배정해 학생들을 가르치며 코딩과 창의로봇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날은 태블릿PC에 앱을 깔아서 레고 블록처럼 조립을 한 뒤 명령어를 입력해 실제 작동을 해보는 '레고 스파이크 프라임' 수업이 펼쳐졌다. 브레이크댄서로봇부터 춤추는 강아지, 스마트바이크로봇까지 학생들의 손에서 멋진 로봇들이 탄생했다.

드론과 마술, 창의로봇 같은 방과후 수업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수업과 관련해 의견을 모아 교육과정이 개설됐다.

드론은 재미도 재미지만 현대사회에서 실생활에 많이 활용되고 있는 첨단기기를 학교에서부터 미리 체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학생들은 컴퓨터에서 게임을 하듯 가상공간에서 비행 연습을 한 뒤 실제 드론으로 조종도 해보고 장애물 통과 같은 놀이도 즐기고 있다.

지난 21일 교실에서는 영어수업이 한창이다. 이날은 'Sh'로 시작하는 단어를 확인하고 발음도 연습하는 시간이었는데 ship(배), shark(상어) 등 다양한 단어도 착착이다. 1주일에 한 번 원어민 강사를 통한 영어수업과 함께 맞춤형 교육이 병행되고 있다.

이유섭(5년) 학생은 "선생님이 몇 명씩 그룹을 지어 개인별, 수준별 맞춤 수업을 해주니 이해도 빨리 되고 실력도 더 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지만 알찬 학교, 배움을 즐기고 꿈과 끼를 키워가며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추구하는 학교가 현산남초등학교이다.

학생이 주인인 학교

 
 

현산남초는 학생 수가 적어도 충분한 장점이 있는 학교이다. 현산남초는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열정 넘치는 선생님들이 있고, 자신의 의견을 자신있게 피력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 현산남행복데이라는 특색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에서 캠핑도 해보고 물놀이도 하고 공연도 해보았다. 아이들이 생각하고 의견을 제시하면 선생님이 준비해 운영한다는 점이 놀랍고, 아이들이 생각과 꿈을 현실로 이뤄주는 선생님들의 열정에 감사하기도 하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 보니 모든 학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그 결과 아이들 누구나 말과 행동에 자신감이 있으며 그래서 학부모는 현산남초에 믿고 아이를 보낼 수 있다.

학부모 진은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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