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 산정마을로 가족과 귀촌
의류공장서 근무한 특기 살려

▲ 지난 22일 송지 신흥마을회관에서 미싱으로 옷수선 재능기부에 나선 박예솔 씨.
▲ 지난 22일 송지 신흥마을회관에서 미싱으로 옷수선 재능기부에 나선 박예솔 씨.

"나는 우리 아저씨, 바지 기장 좀 줄여주소.", "혹시 바지 통도 줄여주는가."

지난 22일 송지면 신흥마을회관이 세탁소로 변신했다. 할머니들이 자신의 옷이나 가족들 옷을 가지고 와 옷 수선을 맡기느라 분주했다.

마을회관이 이렇게 세탁소로 변신한 것은 1년 전 인근 송지 산정마을로 할머니, 아버지와 함께 귀촌한 박예솔(26) 씨가 본인의 재능을 살려 미싱으로 옷 수선을 하는 재능기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서울에 있을 때 의류공장에서 옷을 만드는 일을 했다. 미싱 하나로 속옷 빼고는 무슨 옷이든 만들 수 있을 정도의 베테랑으로 활약했다. 할머니의 병 치료를 위해 할머니 고향으로 귀촌을 했고 지금은 해남읍에 있는 빵집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지만 예전 의류공장에서 항상 곁에 두었던 미싱도 함께 가지고 내려왔다.

그리고 이 같은 사연이 우연치 않게 이웃마을로 소문이 나 재능기부를 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처음으로 재능기부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날 옷 수선을 맡긴 강기례(78) 씨는 "우리는 하고 싶어도 이제 힘들어서 못하고, 세탁소가 있는 면 소재지까지 나가기도 귀찮고 해서 그냥 불편해도 입곤 했는데 이렇게 젊은이가 재능기부를 해주니까 말벗도 되고 옷 수선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김동심(77) 씨는 "나도 아주 예전에 미싱을 했는데 오랜만에 미싱 소리를 들으니 옛 추억도 생각나고 그러네"라고 말했다.

박예솔 씨는 "가족들과 귀촌을 하게 돼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만족스럽게 생활하고 있다"며 "미싱만 있고 내 시간만 투자하면 할 수 있는 일인데 이렇게 어르신들이 좋아해 주셔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씨는 "앞으로도 마을을 찾아다니거나 또 마을에서 요청이 있을 때마다 옷 수선 재능기부를 이어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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