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의 주차난은 주차 공간이 차량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주민등록상 읍 인구는 지난 10월 말 현재 2만 4282명으로 2019년 말(2만4740명)보다 500명 가까이 줄었지만 등록차량은 1만4091대로 3년 전(1만3131대)보다 960대가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차난 해소는 군정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가 될 수밖에 없다. 사실 해남의 공영주차장 여건은 여느 도시보다 앞서있다. 읍에는 부지를 임차한 것을 포함해 36곳에 1200면 가까운 공영주차장이 있다. 여기에다 해리 두 곳과 성내리, 구교리 등 4곳에 모두 25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중순께 재개장할 매일시장의 주차난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차 여건은 시장 활성화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군은 매일시장 주차난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인근 사유지를 매입하기로 하고 이런 방안이 군의회 공유재산관리계획특별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현재 주차장 신축을 추진하고 있는 사유지 522㎡(158평)를 매입하는 데 11억 원이라는 많은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군은 매입가격을 산정하는 데 감정가가 기초가 되지만 실거래가로 알려진 평당 700만원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여기에다 7000만원 정도의 시설비를 추가하면 15개 면을 조성하는 데 12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주차장 1개 면을 만드는데 8000만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는 셈이다.

군은 매일시장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이처럼 많은 예산이 들더라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하반기에 추경예산을 세워 부지 매입과 주차장 조성에 나선다는 것이다. 군의회에서도 효율성 등 일부 문제점이 나왔지만 매일시장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 부지매입안을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5개 면의 주차장을 만든다고 매일시장의 주차난이 얼마나 해소될 지 의문이다. 정말 매일시장 활성화를 위한 주차장 확보가 관건이라면 보다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군은 부지 추가 확보를 통한 주차타워 건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렇지만 주차타워 건립은 인근 건물을 매입해야 하고 주민들의 반대도 예상되는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런 여건을 뚫고 나가는 것은 결국 행정의 몫이다. 고작 15개 면의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12억 원이라는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효율성이 너무 떨어진다. 주차타워 건립 등을 포함한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동시에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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