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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대 약속만 믿고 '특혜 행정' 베푼 해남군캠퍼스 설립 무산 불구 옥천중 폐교 소유권 넘겨
유명무실해진 계약학과 지원예산은 버젓이 책정
학교법인 소유 호텔은 6300만원 세금체납 '휴업'
이창섭 기자  |  nonno@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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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22  06: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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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구려대 측이 계약학과와 평생교육원을 운영해왔던 옛 옥천중학교. 지금은 드론 관련 교육원만이 건물과 운동장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 고구려대학 학교법인인 아신학원 측이 운영해온 해남읍에 위치한 해남호텔. 임시휴업인 상태로 쓰레기가 쌓이고 우범지대가 되고 있다.

해남군이 캠퍼스 설립을 조건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고구려대학(나주 소재)에 각종 지원과 편의를 제공해 왔지만 정작 캠퍼스 설립은 무산된 채 헐값에 넘긴 옛 옥천중학교 부지와 건물은 고구려대 측에 소유권이 넘어갔고 지방세 체납 중에도 예산지원을 하는 등 특혜를 남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남군은 대학교가 없는 지역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9년 11월 고구려대 측과 업무협약을 맺고 '고구려대가 해남군에 해남캠퍼스와 평생교육원(군민대학)을 개설해 운영하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해남군은 이를 위해 이듬해 옥천중 폐교 부지와 건물을 사들인 뒤 다시 매각계약을 통해 2011년부터 10년간 해마다 1억원씩, 모두 10억원을 나누어 내도록 하고 해당 부지와 건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정작 해남캠퍼스는 제반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교육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고 고구려대 측은 2010년부터 정규학과 개설이 아닌 계약학과와 평생교육원을 운영해왔다. 그동안 분납금이 매번 지연되고 지난 2016년부터 3년 동안은 전혀 납부되지 않아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후 대금이 완납돼 지난 2000년 11월 소유권이 고구려대를 설립한 학교법인 아신학원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지역민의 공공자산인 폐교 부지와 건물을 10년간 분납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학교법인에 넘어간 것인데 당초 매각의 핵심 취지였던 캠퍼스 설립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매각계약 당시 '캠퍼스 설립이 이뤄지지 않을 시 환수나 계약을 해지한다'는 등의 특약을 넣지 않았기 때문으로 뒤늦게 해남군이 계약 해지를 검토했지만 계약서에 명시된 캠퍼스와 평생교육원 중 평생교육원은 운영해 약속을 이행한 것으로 본다는 변호사 자문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특약으로 분납 대금을 완납한 뒤 10년 동안은 학교 용도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해 당장 매각이나 다른 용도로 사용은 불가능하지만 2030년 9월 이후에는 매각이나 기피시설이 들어서도 막을 길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이나 산업체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한 계약학과나 군민들에게 강좌와 전문과정을 개설한 평생교육원도 해마다 해남군의 지원으로 운영됐다. 계약학과는 학기마다 등록금의 절반을, 평생교육원도 수강료의 절반을 지원해 지금까지 수십 억원이 지원됐다. 그러나 계약학과의 경우 지난 2020년과 지난해 두 개 학과에 모두 40명을 모집했으나 2년 연속 1명도 신청하지 않아 유명무실해졌고 평생교육원은 지난 2016년부터 다른 기관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아신학원은 해남읍 한복판에 해남호텔을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적자경영을 이유로 3년째 임시휴업을 이어가고 있고 이 기간에 6300만원의 지방세를 체납하고 있는 상태이다.

문제는 지방세를 체납하고 있는데도 해남군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6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고구려대 계약학과 지원으로 편성했다가 신청자가 한 명도 없자 예산불용이 되지 않기 위해 추경에서 부랴부랴 전액 삭감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내년 예산도 고구려대의 경우 내부적으로 계약학과 폐지를 검토했지만 해남군은 이를 알지 못하고 예산지원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남군은 학생들에게 지원되는 돈이다고 밝히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지방세를 내지 않고 있는 기관을 위해 예산을 편성한 것이며 그로 인해 다른 사업에 쓰여야 할 돈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또 1000만원을 1년 이상 체납할 경우 고액상습체납자로 분류해 공개해야 하는데도 올해 이 규정에 걸린 아신학원의 경우 지난 16일 공개된 올해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까지 나눠서 체납세금을 내겠다고 약속한 아신학원 측의 말만 믿고 있다가 해남군이 전남도에 명단을 올리지 않아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해남군은 "내년 예산의 경우 고구려대 계약학과 지원을 하지 않을 방침이며, 체납세금의 경우 조만간 공매예고서를 법인 측에 보내고 내년 초에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호텔을 공매하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오래전부터 해남군에 제기해왔다는 A 씨는 "해남군이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 약속 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물어 폐교 건물을 주민들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유명무실해진 계약학과도 폐지해 차라리 그 예산으로 방송통신대나 야간대학에 다니는 군민들을 돕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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