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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의 다문화는 5세기에 시작됐다"현산 읍호리 고분군 설명회서 제기
다양한 외지인 이주해 동화 가능성
호남 유일 가마터·무덤방 병행 구조
비탈에 조성돼 훼손 우려 가능성도
윤현선 기자  |  yhs@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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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22  05: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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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철 (재)대한문화재연구원장이 수평 방향 무덤방을 설명하고 있다.
   
▲ 읍호리 고분군에서 발굴된 유물들.

해남은 5세기에 이미 다문화 지역이었다는 사실이 현산 읍호리 고분군 시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재)대한문화재연구원(원장 이영철)은 지난 14일 학계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읍호리 고분군 시발굴 조사에 대한 현장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발굴작업 총지휘를 맡은 이영철 원장은 이날 "밝혀진 유물과 유적지를 종합하면 해남은 5세기 이전부터 이미 다문화를 형성하고 있었다"면서 "해남 지역의 다른 고분군들도 각각 다른 특징이 있지만 읍호리 고분군은 외지에서 기술자들이 이주해 정착한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백제가 해양 기질이 강한 해남 지역을 느슨하게 통치하면서 다양한 부류의 이방인들이 해남에 이주해 동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발굴은 이전 해남 지역 고분군들과 다른 유물·유적이 발견돼 여러 성과를 거뒀다. 5세기 중엽으로 추정되는 발굴 성과는 크게 9가지로 구분된다. △호남에서는 유일하게 토기를 굽는 가마터와 무덤방(피장자를 안치하는 방)이 함께 있는 구조 △무덤방 옆에 확인된 가마터는 2곳, 발굴단은 3곳 이상으로 추정 △수평 방향의 무덤방(백제계는 수직 방향) △토기 폐기장 발견 △무덤방 바닥을 돌이나 자갈이 아닌 토기 조각으로 깖△뚜껑이 있는 토기 확인 △철제 화살촉, 낫, 도끼, 칼 등 발굴, 특히 환두도(자루 끝이 고리 모양인 칼) △가야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손잡이가 달린 토기 발견 △돌로 쌓은 솟대 석축 확인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고분군 중 무덤방 옆에 가마를 만들고 토기를 구워 피장자(무덤에 매장되어 있는 사람)와 함께 묻는 형태는 가야시대 경상도 지역에만 두 곳이 있다. 읍호리 고분군은 전국에서 세 번째이며 호남에서는 최초이다.

해남의 대표적인 고분군인 군곡리, 백포만 일대 무덤방은 피장자를 안치하기 전 바닥에 자갈을 깔았다. 이런 매장법은 해남을 비롯한 영산강 유역 고분군의 일반적인 유형이다. 하지만 읍호리 고분군은 자갈이 아닌 고분 근처 가마에서 만든 토기를 작게 쪼개서 바닥에 깔았다.

영산강 유역 고대 유적지 고분군은 피장자를 산비탈과 수직 방향으로 안치했다. 이것은 주로 백제계 무덤방에서 나타난다. 읍호리 고분군 4-2호 무덤방은 수평 방향이며 길이만 3.9m에 이르는 기이한 형태이다. 이런 형태의 무덤방이 주변에 수백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4-2호 무덤방은 4-1호 무덤방과 병렬로 나란히 만들어져 고대시대에는 찾기 힘든 합장형 무덤방이다.

무덤방 주변에서 솟대를 세웠던 두 개의 돌무더기도 발견됐다. 솟대 신앙은 삼한시대의 민간신앙으로 나무를 새 모양으로 깎아서 장대 끝에 달아 하늘과 인간을 연결하는 주술적 의미이다. 솟대는 대부분 흙 무더기에 입대목(나무를 세우는 형태)으로 만든다. 반면에 읍호리 고분군의 솟대는 돌을 쌓아 세우는 형태이다. 또한 읍호리 솟대는 신앙적 의미와 더불어 흙 땅과 돌 땅을 구분하는 기능적 역할도 한다.

부장품 가운데 직경이 40㎝ 정도 되는 바구니 모양의 토기에 작은 토기들이 차곡차곡 쌓여 담겨 있었다. 토기 가운데 손잡이 기능을 하는 귀가 달린 토기도 발견됐다. 귀가 달린 토기는 주로 경상도 지역 가야시대 고분군에서 발견된다. 또한 화살촉, 낫, 도끼, 칼과 같은 철제 무기와 농기구들이 발견됐다. 특히 환두도(자루 끝이 고리 모양인 칼)가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최성락 목포대 명예교수, 토목 사업을 하고 있는 마을 주민, 전문가 등은 적은 비에도 언덕 비탈에 있는 고분군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해 공감을 얻었다.

박상정 군의원과 군 관계자는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군에 건의해서 긴급 예산을 편성해 훼손이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번 발굴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며 대한문화재연구원은 내년에 해남군과 협력해 읍호리 고분군의 특징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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