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 벗자" 4억5000만원 모아져
동문·향우·주민 등 800명 이상 기부금
행사장에 1000명 몰려 '기적'에 찬사

▲ 북일초 정문에 세워진 개교 100주년 기념비 앞에서 동문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 북일초 정문에 세워진 개교 100주년 기념비 앞에서 동문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면 소재지가 아닌 곳에 자리 잡은 북일초등학교의 100년 역사가 우리나라 기록이고, 오늘 행사와 작은 학교 활성화를 위한 기금이 4억5000만원 모인 것도 기록일 것입니다. 여느 지역보다 애향심이 강한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지난 13일 두륜중 교정에서 열린 북일초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단상에 오른 임종철(39회) 총동창회장은 감격에 겨운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어 등단한 김태호(46회·재경해남군향우회장) 행사 총괄추진위원장은 소회를 밝혔다. "작년 이맘 때만 해도 폐교 위기에 놓여 개교 100주년 행사가 가능할지 의문스러웠지만 그 사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북일면주민자치회가 첫 사업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펼쳐 18명의 학생이 세 배인 54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오늘은 앞으로 100년을 기약하는 행사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1년의 기적'을 바탕으로 열린 북일초 100주년 행사는 의미가 남달랐다. 그런 만큼 이날 행사에 주민, 향우, 동문 등 1000여 명이 찾았다. 윤재갑 국회의원과 명현관 군수,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조영천 해남교육지원청 교육장, 박성재 도의원과 군의원 등도 북일초 100년을 축하했다.

북일초는 일제 강점기인 1922년 11월 11일 북평보통사립학교로 출발해 올해 1월 98회까지 1만40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북일초의 위기는 2010년대 후반 농어촌 인구 감소와 급격한 출산율 저하로 입학생이 줄어들면서 찾아왔다. 폐교를 벗어나기 위해 '할머니 학생' 4명을 영입(·)하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00회를 맞는 2024년엔 졸업생이 아예 없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차에 지난해 초 출범한 북일면주민자치회가 첫 사업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서울 한복판에서 유치활동에 나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재학생에게 해외연수, 장학금, 방과후 온종일 무료돌봄 등의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22가구가 북일면으로 이사했고 앞으로도 전입 예정자가 줄을 잇고 있다.

학생 수도 부쩍 늘었다. 현재 북일초 54명, 두륜중 24명이 다니고 있고, 유치원도 2개 반이 된 것이다.

'작은 학교 살리기'의 성공은 지역사회는 물론 고향을 떠난 동문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런 관심이 100주년 기념행사와 작은 학교 활성화를 위한 모금으로 이어졌다. 동문을 비롯해 주민, 향우 등 800명 이상이 참여해 4억5000만원 정도가 모아진 것이다. 행사비(1억4000만원)를 제외한 기금은 학교발전기금위원회를 구성해 작은 학교 살리기에 지원된다. 기부 단체와 명단은 이날 북일초 정문에 세워진 '개교 100주년 기념비· 옆에 빼곡히 적혔다.

이날 행사에서 신필균(29회·북일), 이주현(30회·해광건설 회장), 한동주(34회·모아주택산업 회장), 김재국(42회·서한 대표) 동문에게 '자랑스런 북일인상'이 주어졌다. 또 최고기수 동문상에 19회 졸업생인 손갑태·김안도 동문, 원로 은사상에 문만영(28회), 김장용(29회), 최웅삼(30회) 동문이 받았다. 학교발전 감사패는 이종신(47회), 김강일(47회), 김경재(35회) 동문을 비롯 김남규 문내 금오수산 대표, 명현관 해남군수, 윤치영 옥천농협조합장, 신현 전 북일초 교장, 윤채현 두륜중 교장, 김을용 북일초 교장, 신평호 북일면주민자치회장에게 주어졌다.

이태원 참사로 1주일 연기돼 열린 이날 행사는 개그맨 김종석의 사회로 남진, 최유라, 주미 등 유명 가수들의 흥겨운 축하 무대로 마무리됐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