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이 10년 넘게 고구려대학 측에 각종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군민의 혈세를 낭비했다면 응당 이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행정의 난맥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대학교가 없는 해남군은 지난 1990년 초부터 전문대 설립과 전남대 농대 캠퍼스 이전, 대불대 유치운동을 펼쳐왔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에 지난 2009년 나주에 있는 고구려대학과 해남캠퍼스 및 평생교육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듬해에는 옥천중학교 폐교 부지와 건물을 사들여 고구려대 측과 매각계약을 하고 1년에 1억원씩 모두 10억원을 10년 분납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건물과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이런 과정은 캠퍼스 유치를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10년이 흐른 지금 캠퍼스 설립은 흐지부지 되고 대신 운영하던 계약학과도 최근 2년 동안 응시자가 한 명도 없어 이마저유명무실해졌다. 평생교육원도 지난 2016년 이후 다른 기관으로 위탁운영되고 있다.

현재 옥천중 폐교 건물은 드론 관련 기관 한 곳이 임대해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2020년 11월 옥천중 부지와 건물은 고구려대를 설립한 학교법인 아신학원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당초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는데도 약속 불이행에 따른 책임 항목이나 환수 등이 매각계약서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시간이 많이 흘렀고 군청사 이전이나 담당자 변경 등으로 계약서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답변을 해줄 총장은 공석이고 담당자도 자리에 없다고만 반복하고 있다.

고구려대 측과 10년 분납이나 약속 불이행에 따른 책임 없이 계약이 이뤄졌는지 따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약속 불이행에 따른 환수 등 조치가 가능한지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 공공자산인 폐교가 약속도 안 지킨 학교법인에 사실상 헐값에 넘어간 꼴이기 때문이다.

특히 해남군은 해남호텔을 운영해온 아신학원이 최근 3년 동안 지방세 6300만원을 체납했는데도 이 기간에 계약학과 지원 예산을 편성했고, 지난 16일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도 누락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을 펼쳤다.

이런 잘못된 행정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허술한 계약이나 행정처리가 이뤄졌는지 조사를 해 이를 군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게 책임있는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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