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순(해남읍 용정리)

 
 

2023년도 유치원 및 어린이집 원아 모집이 10월부터 시작됐다. 내가 어렸을 적 우리 군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없었지만, 우리 아이들은 만5살에 사립유치원에 들어가 2년을 마치고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교육부는 지난 7월 말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1년 앞당긴다는 학제 개편안 정책을 발표해 교육관련 단체, 학부모, 교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교육부 장관이 임명된 지 34일 만에 조기 사퇴한 일이 있었다. 처음학교인 유치원의 역할에 대한 무지에 기인한 점이 크다고 본다.

교육은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담보하는 가장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 지역에서는 어린이 교육보다는 보육에 더 관심을 두고 어린이집 위주의 육아보육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재 해남읍에는 유치원 3개소, 어린이집 16개소가 있다. 어린이집이 유치원보다 훨씬 많다. 이는 과거 어린이집이 유치원보다 보육비용 부담이 적어 부모들에게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올해 10월부터는 유치원도 어린이집처럼 부담 없이 보낼 수 있게 되었는데 젊은 학부모들은 알고 있을까?

최근 농어촌지역은 출산율 저하에 따라 영유아와 어린이가 크게 줄어들면서 원아 모집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아 모집이 어려운 어린이집은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으며, 사립유치원도 원생 부족으로 위험 수준에 직면하고 있다. 더구나 공립유치원 쏠림 현상으로 사립유치원은 원생 유치에 고심이 크다. 현재 우리 군의 사립유치원은 1987년 개교한 해남원광유치원(법인), 2001년 미래클유치원(개인) 등 2곳뿐이다.

정부는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앞당기려 하지 말고, 초등학교처럼 유치원 무상교육뿐만 아니라 급식, 교재 등의 지원을 확대해 조기교육의 궁극적 정책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우리 군에서도 교육지원청에만 맡기지 말고 해남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들의 보육 이외의 교육에도 지원을 더해야 한다. 지역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로 타 지역 출신까지 포함된 고학년 학생 장학금 지급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어려서부터 우리 지역에 주소를 두고 생활한 해남 출신의 어린이들이 충실한 기초교육을 받고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남의 부모들에게 자녀교육을 지원하는 것은 우리 군 인구정책의 일부인 아이 기르기 좋은 환경 조성에도 합당할 것이라고 본다.

또한, 학부모들은 자녀교육의 튼튼한 기초 다지기를 위해 만3세까지는 어린이집 보육, 만4세부터 6세까지는 유치원 교육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런 기초교육을 통해 공부를 취미처럼 재미있게 하고, 바른 사회인이 되기 위한 인성교육을 어려서부터 몸에 익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기초학력이 튼튼한 우리 아이들이 곧게 성장해 이력서에 '해남 ○○유치원 졸업' 정도는 적을 수 있는 자녀들로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라면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 소관으로 해남군청 관할 보육기관, 유치원은 교육부 소관으로 해남교육지원청 관할 교육기관의 처음학교라는 사실 정도는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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