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이 학교체육관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 학생들이 학교체육관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있다.
▲ 120년 이상된 학교 소나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1~2학년 학생들.
▲ 120년 이상된 학교 소나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1~2학년 학생들.
▲ 탄소중립 실천 교육을 함께 하고 있는 마을교사와 학생들.
▲ 탄소중립 실천 교육을 함께 하고 있는 마을교사와 학생들.
▲ 승마체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
▲ 승마체험을 하고 있는 학생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행복 배움터'

120년 된 소나무와 함께 하다

'달마산 오색병풍 구비쳐 놓고/비초봉 나는 새는 즐겨 춤춘다/유구히 이어받은 찬란한 전통/받들어 빛내보자 우리 현산교'

현산초등학교(교장 조현길) 교가에는 학교의 역사와 오늘, 미래를 모두 담고 있다. 학교 입구에는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기념탑과 시계탑이, 교실 앞에는 수령이 120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소나무가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뽐내고 있다. 1918년 달산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현산초는 2018년 학교 설립 100주년을 맞았는데 해남에서는 해남동초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된 전통의 학교이다.

지난 26일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1~2학년 학생들은 소나무 앞에서 멋진 자세를 취하며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운 만남을 연출했다. 새로 리모델링한 학교 도서관은 이름 공모를 거쳐 창문 너머 도서관을 보호해주는 듯한 수령 120년 이상의 소나무에서 착안해 '현송마루'로 부르고 있다.

현재 전교생은 29명인데 이 가운데 11명은 서울 등에서 전남농산어촌유학생으로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다. 학생감소라는 위기 속에 새로운 100년을 위해 학교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고 창의 융합 교육은 변화의 중심이기도 하다.

3~4학년은 3D펜 교육을, 5~6학년은 코딩교육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로봇에 명령어를 입력해 과제를 풀어가고 3D펜을 이용해 아주 작은 에펠탑과 카트라이더게임 경기장, 캠핑장 모습 등 다양한 건축물과 모형을 만들고 있다. 가상현실 프로그램 체험도 아이들에게 색다름을 선사하고 있다.

김설희(6년) 학생은 "3D펜을 이용해 친구들과 협동작품을 만들어봤는데 설계자가 된 듯해 뿌듯했고, 코딩하는 것은 어렵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어민 강사와 함께하는 영어 수업과 이중언어(일본어) 배우기도 창의 융합 교육의 핵심이 되고 있다.

건강한 소통과 자율 감성이 넘치다

지난 26일 학교 체육관. 헬멧과 무릎보호대를 착용한 학생들이 국가대표 선수인마냥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넘어져도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하다. 학생들의 이른바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학교 측에서는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 장비를 비치하고 체육시간과 중간놀이 시간에 마음 놓고 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농산어촌 유학생인 김태은(3년) 학생은 "아빠랑 공원에 가야 즐길 수 있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안전하게 마음 놓고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건강한 소통을 위해 학교에서는 전교생 인라인스케이트 인증제와 토요 풋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한 달에 한 번 학교사랑체육행사와 뉴스포츠클럽도 운영하고 있다. 현산초와 현산남초, 현산중 등 현산에 있는 3개 학교가 합동 체육대회를 열고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달빛운동회도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의 흥미와 재미를 고려한 다양한 체험학습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옥천에 있는 승마장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승마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공예미술, 영어, 배드민턴은 물론 미술회화와 창의놀이수학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보컬 밴드부와 국악, 바이올린, 뮤지컬 프로그램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마을교사와 함께 탄소중립 실천 교육 

푸른마음 동아리 활동은 현산초만의 특색교육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실천을 학생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마을교사 2명이 투입된 마을교육공동체 프로젝트이다. 1학기에는 기후변화와 기후위기에 대한 이론이 중심이었다면 2학기에는 학교와 마을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과 방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은 최근 '학교 놀이터 모래를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다양한 의견이 모아진 끝에 학생들은 지난 19일 학교 놀이터에서 모래체와 자석, 장갑, 삽 등을 동원해 유리조각을 줍고 철로 된 이물질 등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모래 정화활동에 나섰다.

박정현(5년) 학생은 "우리가 직접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활동이라서 더 재미있었고 모래를 깨끗하게 하면 친구들이 놀이터에서 자주 놀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을 교사로 참여하고 있는 이숙경(58)·류광민(58) 씨 부부는 "마을에서도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안 찾기 운동을 펴고 있는데, 학교에서 탄소중립 실천 교육을 함께 하며 아이들을 통해 어른들을 움직여 학교와 마을 전체가 탄소중립의 새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동산 꾸미기'나 '우리 지역 바로 알기', '나의 살던 고향은'을 주제로 해남과 다른지역을 비교하고 견학을 하며 다양한 마을교육공동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제2의 엄마가 존재하는 학교

 
 

1학년 신입생으로 자녀가 학교에 다니고 있다. 큰 학교에서 시루 속 콩나물마냥 학교생활을 하기보다는 학생 수도 적고 규모가 작을지라도 마음 놓고 뛰어놀고 다양한 체험활동과 특색교육이 실시되는 학교에 보내고 싶었다.

또 큰 학교는 돌봄교실에 인원 제한이 있지만 작은 학교는 제한이 없어 맞벌이 부부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교육과 돌봄이 이뤄지다 보니 교사들이 모두 제2의 엄마 역할을 하고 있다.

학부모 윤진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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