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갑 국회의원·박종부 군의원 '추태'
"주민 안중에 없다" 비난 목소리 높아
지역사회, 공개사과 요구 성명서 준비

윤재갑 국회의원과 박종부 군의원이 지난 23일 두륜산도립공원 잔디구장에서 열린 삼산면민의 날 기념식에서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는 추태를 부려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윤재갑 의원은 축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논란이 된 막말과 관련해 이야기를 꺼낸 뒤 지역에서도 어느 군의원이 대흥사에 건립 중인 호국대전 예산을 문제 삼았다며 비난했다.

윤 의원은 호국대전과 관련, "어떤 군의원이 '군에 쓸 돈도 많은데 쓸데없는 거 짓고 있다'고 한 발언이 알려져 국민의힘 의원에게까지 항의를 받아 사과했다"며 "왜구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일어선 승병들을 기리기 위한 것인데 군의원이 망발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미 지역에서는 알려진 내용으로 당사자를 축사 자리에서 면박을 준 셈이다.

박종부 의원은 예산심의 과정에서 지난 8월 29일 대흥사 현장을 방문해 이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대흥사 측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달 1일에는 대흥사 스님 등이 해남군의회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윤재갑 의원에 이어 축사를 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 박종부 의원은 축사 대신 고성부터 질렀다.

박 의원은 "조금 전에 윤재갑 의원님은 누가 그랬는지 분명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고 이후 두 사람은 "뭘 밝혀 임마"(윤재갑), "임마라니 공석에서 임마라니"(박종부) 라며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았다.

보다 못한 한 주민들이 "여기 쌈하는 데요?"라고 항의했지만 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분명하게 밝혀주시기 바랍니다"(박종부)와 "내가 지금 말해줄까"(윤재갑)를 계속 주고받았다.

주민들이 다시 "남의 행사에 와서 쌈하러 왔소"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그제서야 말다툼은 일단락됐고 박종부 의원은 축사를 이어갔다.

이후 기념식이 끝난 뒤 윤재갑 의원이 곧바로 자리를 뜨며 2차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면민과 지역인사 등 700명 넘게 모인 공식 석상에서, 그것도 면민의 날 축제 행사 자리에서 국회의원과 군의원이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은 것에 대해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이자,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추태를 부렸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윤재갑 의원이 9대 군의회 전반기 의장단 구성과 관련해 박 의원을 배제한 듯한 발언을 했고 박 의원이 반발하며 시작됐는데, 정치적 갈등을 면민 축하 행사 자리까지 끌어들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윤재갑 의원의 경우 의장단 구성 개입 의혹은 물론 지난 지방선거에서 원칙 없는 공천으로 비판을 받았고, 박종부 의원은 의정활동 과정에서 수 차례 자신의 의견과 맞지 않는다며 동료 의원에게 막말을 퍼부어 자질 문제가 거론됐다.

당장 삼산면 주민자치회와 삼산면 체육회, 삼산면 이장단은 이번 사태를 면민에 대한 무시로 규정하고 두 사람에게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항의서를 조만간 전달할 계획이다.

또 깨끗한해남만들기 범군민운동본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도 공개사과와 자진사퇴, 중앙당에 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낼 예정이다. 이와함께 의정활동 중에 군의원들이 몰려가 민간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주민조례안도 발의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파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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