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6회를 맞는 최범영 봉사상 시상식이 23일 오전 11시 30분 해남우체국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윤상준(51·북평우체국)·김영완(37·해남우체국) 씨 등 집배원 2명이 수상한다. 수상자들은 집배 현장에서 소명감과 봉사정신으로 행복을 전달하는 메신저이자 어르신들의 돌봄 역할을 해오고 있다. 최범영 봉사상은 해남 출신으로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기획 분과위원장인 최재천 변호사가 선친의 봉사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7년 제정되어 매년 시상을 하고 있다. 최 변호사의 선친(1933-2016)은 화산에서 태어나 해남지역 우체국에서 평생 집배원으로 근무하며 봉사의 삶을 살았다. 수상자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29년째 고향 근무하며 독거노인 안부도 살펴

◇ 윤상준(북평우체국)

시골 마을 골목을 누비는 집배원은 단순히 우편물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찾아간 집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의 어려움을 들어주며 때론 해결사로 나선다. 특히 독거노인의 안부를 살피는 일도 중요하다.

"마을 어르신을 부모, 식구라고 생각하며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의 안부를 챙기기 위해 방문할 때면 문 한 번 더 두드려보고 있습니다."

북평우체국 윤상준 집배팀장(우정 6급)은   1994년 2월 임용 이후 올해로 29년째 고향에서 집배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북평우체국은 북평과 북일, 현산 등 3개 면의 우편물 배달을 한다. 

북일 금당이 고향인 윤 팀장은 처음 북일우체국에서 근무했으나 집배업무가 북평으로 통합되면서 담당 구역도 넓어졌다. 동료 한 명과 함께 북일면, 북평 동해·와룡리 등 1800가구를 분담하고 있는 것. 하루 배달 물량은 줄잡아 600~700건으로 매일 70㎞ 정도의 거리를 오토바이로 누빈다.

팀장은 6명에 이르는 집배원의 우편물 담당 구역을 배정하고 배달업무를 총괄한다. 집배원 정원이 빠듯하다 보니 병가나 코로나 등으로 공백이 생기면 이들 업무도 나머지 집배원이 분담하기 때문에 과중한 업무에 떠밀리기도 한다.

"우편물 배달업무는 소명감 없이는 소화하기 힘듭니다. 가끔 지연되거나 잘못된 배달, 수취인이 없는 등기배달은 재차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주민 모두가 가족이자 부모로 생각하면 힘들지 않고 해나갈 수 있습니다."

집배원은 오전 8시 출근하자마자 우편물 분류작업에 들어간다. 이를 각 가정에 배달하고 나면 오후 3~4시 정도에 우체국에 오는 데 한 시간 정도 이튿날 배달할 우편물을 다시 정리한다. 

윤 팀장은 평생 집배원을 하며 아들 세 명을 키웠다. 장남(윤승찬·27)은 장흥군청 소속 해머던지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오배달 없는 베테랑 후배에 노하우 전수 

 
 

◇ 김영완(해남우체국)

해남우체국 김영완(8급) 집배원은 지난 2019년 11월 입사해 햇수로 4년째를 맞는다. 함평이 고향이어서 해남에서는 처음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집배원의 업무가 누구에게나 떳떳하고 성실하면 해낼 수 있어 평생 직업으로 선택했습니다. 우편물을 받은 어르신들이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시면 힘이 나고 보람을 갖게 됩니다."

김 집배원은 갓 입사했을 때 일이 서툴러 배달 지연의 경험도 있었지만 지금은 후배들에게 업무를 꼼꼼히 전수해줄 정도로 배테랑으로 자리잡았다. 잘못된 배달은 사실상 제로일만큼 프로급으로 성장했다.

그에게 친절함은 어느덧 몸에 배었다. 배달 도중 무거운 짐을 옮기거나 수레를 끄는 어르신을 만나면 지나치지 않는다. 고지서를 받은 어르신들에게 바쁜 업무 중에도 꼼꼼히 설명하곤 한다. 그러면서 주민들과 유대관계도 더욱 돈독해졌다.

"우편 배달을 하다 보면 가끔 우편물이 쌓인 집을 보게 됩니다. 그럴 때는 집안 어르신의 상황을 살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배달원은 곧 안부를 살피는 파수꾼이기도 하다.

김 집배원은 동료 한 명과 함께 계곡면을 담당한다. 계곡에는 독립가구가 많아 편지 한 통을 전달하는 데도 10~15분이 걸리기도 한다. 올해 추석에는 옥천과 계곡을 담당하는 택배원이 퇴사하는 바람에 택배업무도 맡았다. 

그는 오전 7시 30분에 우체국에 출근해 1시간 정도 우편물 분류작업을 한 뒤 승합차를 이용해 계곡으로 출발한다. 계곡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 구석구석을 누빈다.

김 집배원은 효율적인 집배 업무와 애로사항, 문제 발생시 대처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도 냈다. 특히 배달준비 작업 간소화를 위한 포스트넷 집배 데이터베이스를 위해 업무처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우체국 내에서도 직원들을 애로사항에 귀 기울이며 도움을 주는 등 화합 분위기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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