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이야기하며 마음 치유하다

치유 위해 꽃노년 사진전 마련
현대중 재직부터 영정 촬영 

"사진 자체가 사실적 기록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 마음이 담겨있고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치유의 성격도 지니고 있습니다."

문내면에서 청춘사진관과 치유사진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석휘(57) 사진작가. 단순히 사진을 찍고 인화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상처를 지닌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사진 속에 그들의 인생과 기억을 담으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일에 나서고 있다.

그는 현대삼호중공업 홍보팀장 출신으로 회사 재직 시 어르신 영정사진 찍어주기와 보육원 아이들의 모습 담기 등 복지시설을 돌며 사진촬영 봉사활동을 10년 넘게 펼쳤다.

이 작가는 "자녀들은 말 꺼내기 꺼려하는 데 정작 어르신들은 영정사진을 찍어준다 하니 자리다툼을 할 정도로 좋아하고, 처한 환경 탓에 죄수처럼 나온다며 사진찍기를 꺼리던 보육원 아이들도 예쁜 모습을 담은 사진에 환한 미소를 보내주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이 치유의 성격을 지녔음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퇴사 후에도 치유연구소와 사진관을 운영하며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가족 간 갈등을 겪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로의 거리와 모습이 변화하는 모습을 계속 담고 사진 속에 담긴 의미를 서로 이야기하며 가장 행복한 기억과 마음을 되돌려주는 치유활동도 하고 있다.

특히 파킨슨병과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치매 어르신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제15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 일환으로 지난 20~21일 서림공원에서 열린 '꽃노년 기억사진' 전시회에서는 해남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치매가 진행 중이거나 가족 치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의 젊은 시절을 되살리는 사진작품 60여 점을 재능기부로 선보였다. 치매를 단순히 안타까움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승화시켜 그들의 마음을 치유한 셈이다. 특히 교복과 예쁜 드레스를 입고 환하게 웃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며 오히려 위로와 힐링을 받았다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 작가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그는 "기회가 닿는다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추억이 있는지 사진 속에 글과 이미지를 곁들어 표현하고, 이를 어르신들과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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