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준(해남군 해양수산과장)

 
 

최근 해남군은 '국립해양수산박물관 유치'를 위한 개인별 임무를 배정하는 등 박물관 유치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국립해양수산박물관은 전남지역 건립이 확정되어 현재 도내 시군 지자체의 공모 신청이 진행 중이다.

언론을 통해서도 국립해양수산박물관 유치전이 본격화되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고, 시군마다 지역의 강점을 내세우며 박물관 유치에 나서고 있다.

우리 군 곳곳에도 군민들의 성원으로 만들어진 유치 기원, 유치 염원의 현수막을 보면서 박물관이란 어떤 의미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박물관. 학창시절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장소에 단골 메뉴처럼 있던 그곳은, 책에서 본 사진을 실제로 본다는 것 외에는 늘 지루하고 진부한 옛날의 그것이라고 생각하고 그저 무심히 스쳐 지나간 것 같다.

그 시절 박물관 관람을 좋아했던 단짝 친구는 박물관에 가면 늘 해설을 읽고 설명을 듣느라 그저 훑어 지나가기 바빴던 우리 무리와 멀어졌지만 "박물관에 오면 옛것이 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늘이 되고, 또 내일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참 좋아"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고 했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한 구절처럼 그 친구는 아마 박물관의 많은 것을 사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박물관을 사랑했던 친구에게 새롭게 만들어질 국립수산해양박물관에 대해 원하는 것을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우선 지리적 위치로는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지역 사람만이 쉽게 올 수 있는 장소가 아닌, 타지에서도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교통편이 잘 연결될 수 있는 장소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국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나라 해양문화의 역사와 수산업의 미래를 깊이 있게 담아내는 거점이 되어야 한다.

해남은 진도와 완도를 곁에 두고 해남반도, 화원반도, 산이반도 등 3개의 반도로 이어져 선사시대부터 해양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땅끝에서부터 시작한 해양의 역사는 바다를 건너 일본과 중국으로, 국제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고대 해양문화를 선도해 왔고, 지금껏 한반도의 시작, 땅끝마을은 대륙과 바다를 향해 동시에 뻗어나가는 한국인의 기상을 상징하고 있다.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2700여 종, 15만점이 넘는 실제 자연표본을 보유한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과 협력할 수 있고, 인근 지자체와 상생하여 지역적 파급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해남군은 국립해양수산박물관의 건립을 정부에 건의하였고, 지역 국회의원 등 주변의 협력으로 전남 도내 건립이라는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제 전남 도내, 그중에서도 해남에 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 마지막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민들께서도 유치기원 릴레이 캠페인을 가지며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소통으로 성장하며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곳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박물관이 있어야 할 자리라고 생각하며, 오직 그 최적지는 '해남'이라고 감히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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