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기 가수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공연장이 바뀐 사건이 있었다. '공연장이 변경될 수도 있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소셜 미디어와 레거시 미디어가 협력해 관계 당국을 움직인 아주 드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내용은 이렇다. BTS가 부산 기장군 특설무대에서 무료 콘서트를 한다고 밝혔다. 엄청난 관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고, TV와 신문은 인근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을 일제히 보도했다. 레거시 미디어가 악덕 숙박업소에 초점을 맞출 때, 특설무대에 직접 다녀온 팬이 콘서트 장소에 안전 문제가 있음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한다.

공연장으로 들어서는 길은 왕복 2차로 도로뿐이고, 비슷한 규모를 수용하는 잠실올림픽 주경기장 출입문 개수가 54개인 반면 부산의 특설무대 입구는 한 곳이어서 안전상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는 것이다. 이에 MBC가 추가 취재를 하며 위험성을 밝혀냈고, 소셜 미디어는 이 뉴스를 공유하며 널리 퍼뜨렸다. 그리고 3일 만에 공연장이 변경됐다.

어젠다를 사회에 공론화하는 것은 더이상 레거시 미디어만의 산물이 아니다. 소셜 미디어가 공익의 문제로 이번 논란에 접근할 때, 레거시 미디어는 바가지요금 같은 자극적인 논란을 기사화했다. 하지만 MBC의 검증 이후 소셜 미디어발 정보에 신뢰도가 생기자 여론이 모였고, 정부와 공동체가 움직였다. 부산시는 장소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대행사를 믿었었다며 뒤늦게라도 행정적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고, 정치권도 부산시의 대응을 지적하며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아미가 취재하고 MBC가 검증한 기사는 한국 사회의 여론 형성에 모범적인 사례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민주주의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좋은 사례 하나를 갖게 되었다. 양 미디어의 협력이 보여준 그들의 바람직한 미래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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