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제(원불교 해남교당 교무)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지났습니다. 다만 구태의 관습 정도로 여겨 제사를 올리지 않는 가족들이 점점 늘어난다고 하니 우려스럽습니다.

소태산 대종사는 '제사는 열반인에 대하여 추모의 정성을 바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그 의식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했습니다. 하나는 속세의 업장을 녹이고 헌공금으로 공도사업에 활용하여 미래의 명복을 증진하고 사회의 발전을 돕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재세 당시 공덕을 추모하며 자손 대대에 그 근본을 찾게 하여 후생의 보본사상을 권장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명절에 제사 의식을 행해왔던 이유는 나의 근본을 잊지 않고 나의 삶을 이끌어 주신 선조들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것임과 동시에 후손 대대로 조상이 지키고 가꿔온 정신을 기리자는 것에 있습니다.

제사 형식에 관하여는 시대와 이념의 변화, 종교의 선택에 따라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뿌리 없는 나무 없듯이 나의 존재는 부모와 선조들의 뿌리에 근원하고 있습니다. 명절에 가족이 함께 모여 제사에 참석하는 것은 정체성과 뿌리를 확인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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