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등 안전시설 없어
작년 7세 여아 실족사도

▲ 사망사고가 난 황산면 관춘마을 입구 둠벙.
▲ 사망사고가 난 황산면 관춘마을 입구 둠벙.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설치된 둠벙(농로 물웅덩이)에서 또 사고가 나 70대가 숨졌다.

해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일 밤 10시쯤 황산면 관춘마을 입구에서 70대 남성이 1톤 트럭과 함께 수심 2m 둠벙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같은 날 낮 12시쯤 둠벙 근처에 있는 자신의 배추밭에서 일을 하기 위해 나갔는데 한참 지나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가족이 신고했고, 경찰이 부근을 수색하다 숨진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후진하다 실수로 둠벙에 빠져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둠벙 한켠에는 나무가 있었는데 당시 사고 충격으로 몸통이 벗겨져 나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이 둠벙은 농사를 위해 다른 개인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길이가 수미터에 달하고 수심도 깊지만 도로와 맞닿은 곳에만 가드레일이 설치됐을 뿐 위험 안내판은 물론이고 펜스와 밧줄을 비롯한 울타리 등 안전시설물은 없었다.

지난해 4월 화원면에서는 7살 여자아이가 둠벙 주변에서 실족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농협 측이 배추경작을 위해 만든 것이었지만 사고 당시 안전시설은 전혀 없었고 '사유지여서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판만 설치돼 있었다.

해남에는 크고 작은 둠벙이 수백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농작업을 위한 시설로 도로와 인접해 있어 사고 위험을 안고 있지만 사유재산인데다 설치나 관리 규정이 없이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둠벙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안전망과 위험 안내판 설치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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