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혁명' 주제 특강
독일사례 들며 방향 제시

▲ 김누리 교수가 지난달 26일 꿈누리센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혁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김누리 교수가 지난달 26일 꿈누리센터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혁명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끊임없는 경쟁 관계와 서열화를 부추기는 교육이 우리 사회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해남교육지원청 초청으로 지난달 26일 해남을 방문한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교원과 학부모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꿈누리센터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혁명'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이렇게 진단했다.

김누리 교수는 우리나라가 식민지 지배와 남북 분열, 군사 독재 등을 거치면서도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뤘고 촛불혁명을 통해 수준높은 민주주의를 보여줬지만 사회와 교육 관련 모든 지표에서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38개 나라 가운데 자살률 1위, 사회 불평등 지수 1위,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또 세계가치관조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소득 분배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경우 60% 정도가 차등 분배를 해야 한다고 답해 미국 36%, 독일 16%와 큰 차이를 보였다.

김 교수는 "1등 사회만 강조하는 승자독식과 끊임없는 서열화와 경쟁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잘못된 교육이 우리의 삶을 왜곡하고 잘못된 사회를 만들어가며 미성숙한 엘리트들을 길러내고 있다"며 "경쟁교육을 청산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공공선, 포용적 공감을 강조하는 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독일의 경우 초등학생들이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시위에 나서고 어른들과 관련 단체가 이를 지지하는 등 어렸을 때부터 경쟁교육 대신 비판, 반권위주의, 과거청산, 공감 교육에 힘쓰고 있다"며 "학교 내에 석차가 없고 대입시험도 없지만 독일이 오늘날 성숙한 민주시민 국가로 성장한 것은 이 같은 교육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어 OECD 가입국 중 교사나 공무원이 정치적 시민권이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교사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정치적 시민권을 부여하고, 학생들이 주체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강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능력과 경쟁, 암기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하는 공감, 공존 교육으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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