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해남지역자활센터에서 만난 이윤택 씨. 센터에서 몇 번의 설득을 거쳐 그와 인터뷰할 수 있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집에 숨어지내다 청년도전사업단을 통해 세상에 다시 나온 그다. 인터뷰에 응하는 자체가 사람 만나는 걸 싫어하고 부정적 생각만 하던 그가 많이 변했다는 반증이라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한참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사무실 안이 더웠는지 그의 티셔츠가 젖어 있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더우니 에어컨 틀자고 편하게 말할 수 없는 쑥스러움과 순수함이 아직 그에게 남아 있어서이다.

은둔형 청년은 새로운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12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되고 있지만 조사된 게 없으니 정확한 실태조차 알 수 없다. 해남에도 수십,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청년 정책은 청년수당을 지급하고 월세 지원에 3년 동안 저축하면 정부와 기업이 돈을 더 보태 몇 배로 불려주는 목돈 지급 등이 있었다. 해남 같은 농촌에서는 돌아오는 청년을 기치로 청년 창업 비용을 지원하고 취업을 위한 각종 지원책도 마련했다.

그러나 정작 해남 안에서 세상과 담을 쌓고 숨어 지내는 은둔형 청년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부족했다. 실태도 모르고 그들이 왜 그렇게 된 지도 조사된 것이 없으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체계적인 게 없다.

일부는 다 그들 탓이고 그들이 택한 것이라 할지 모르겠으나 가정불화, 학폭, 경제적 요인 등 다양한 이유에서 비롯되고 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사회적 문제인 셈이다.

은둔형 청년도 우리 해남 청년이다. 따뜻한 관심과 왜 숨을 수밖에 없었는지 잘 들어주는 마음의 교류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민관이 함께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이들을 발굴하고 치유를 통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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