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희(해담은3차아파트 공동체 대표)

 
 

필자는 해남에 대한 소식 대부분을 '해남소통넷'을 통해서 얻는데 얼마 전에는 아주 반가운 내용을 접했다. '해남군, 200만 그루 나무심기 탄소흡수원 확보한다'는 제목의 기사였다.

해남군이 민선 7기 말 무렵부터 집중하는 정책 기조 중 하나가 친환경, 사회적 책임과 협치의 의미를 담고 있는 영단어의 머리글자를 딴,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지금은 그런대로 익숙한 이에스지(ESG)인데 친환경 활동은 자원순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캔이나 페트병 등의 수집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전 세계가 폭우, 산불, 폭염 등등으로 경험하고 있는 기후위기는 지구온난화에서 비롯되었고 지구온난화의 발생원인은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그리고 프레온 가스라고도 알려진 수소불화탄소 등등의 온실가스인데 그 중 이산화탄소가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 지구온도를 높이지 않기 위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탄소흡수량은 늘려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비로소 인류도 지구도 살아남는다고 거의 모든 환경활동가와 매스컴이 주장하고 있는 이 때, 산림녹지과의 보도자료 제목만 보고도 박수를 보낼 만큼 환영했다.

그러나 기사를 읽어 내려가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읽기를 멈춘 대목이 있었으니 경제수와 큰나무 그리고 지역특화 조림으로 130만본을 식재한다는 조림사업에 대한 부분이다. 열대우림지역의 나무들을 베어낸 후 조성한 캄보디아 어느 지역의 아보카도 플랜테이션과 다국적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심어 이윤을 창출하고 있는 팜나무 플랜테이션을 탄소흡수원을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엄밀히 따지지 않아도 긍정의 대답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파란하늘 빨간지구'의 저자인 대기과학자 조천호는 자연이 지구의 온도를 1000년에 1℃ 올렸는데 인간은 100년에 1℃를 올렸다고 말했다. 인간을 위한 인간중심의 활동 앞에서 우리는 이제 잠시 멈춰야 한다. 지구 온도 상승의 빠른 속도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 100년 동안 얼마나 많은 생물종들이 사라졌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또 그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지구라는 터전을 세내어 살고 있음을 명심하고 생물 다양성 보전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산림녹지과에 전화를 걸어 보도자료로 나온 사업의 계획서를 받아볼 수 있느냐 물었더니 그 다음날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군민은, 도민은, 국민은 누구나 알 권리를 갖고 있다. 알 권리는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과 국민의 참여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국민과 언론이 정보를 수집하는 동시에 국가기관이 보유한 정보의 공개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물론 정보공개를 청구하겠지만 이미 자료로 나온 사업의 계획서를 받아보는데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걸리는 복잡한 절차 과정을 꼭 거쳐야 할까 하는 의문도 든다.

그리고 민찬혁 군의원의 공무원 복무 당시에 관한 정보공개 청구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요구한 자료를 받아 보지 못한 전례가 있어 받아볼 수 있을지 확신할 수도 없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든지 나무를 심는 행위가 해남형 ESG의 실현이라는 사고를 재고하기 바라며 자연환경을 대상으로 하는 어떤 행위라도 일단 멈춰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하는 해남형 ESG 정책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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