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반값 치킨'이 화제다.

반값 치킨이란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6000원대 치킨인데 '오픈런'을 해야 살 수 있는 '희귀템'이 되고 있다고 한다. 12년 전 골목상권을 해친다는 오명을 쓰고 쫓겨난 '통큰치킨' 경우와 상반된다. 배달비를 포함한 치킨값이 무려 3만 원에 육박하면서 마트 치킨은 고물가 시대에 역행하는 핫 트렌드가 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체 할인 행사를 강화하는 등 반격에 나섰지만, 워낙 가격 경쟁력이 없다 보니 신통치 않아 보인다.

외신에서도 한국에서 '치킨플레이션'이 발생하자 대형마트가 치킨 가격을 3분의 2 수준까지 낮춰 '치킨 전쟁'이 빚어지고 있다고 조명할 정도로 국제적 이슈가 됐다. 늘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을 올리던 기존 시장주의 논리를 뒤집어 놨기 때문이다. 대형마트가 쏘아 올린 반값 열풍은 피자에 이어 꽃게, 고랭지배추, 초밥 등 즉석조리식품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주요 마트 3사가 치킨 전쟁을 벌이고 있고 소비자들이 치킨을 사러 즐거운 발걸음을 할 때 한쪽에서는 속이 썩어들어가고 있다. 바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이다. 실제로 점주들 사이에서 6990원에 팔면서 이윤이 남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미끼 상품일 뿐이라고 전과 같은 주장을 펴지만 12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그때와는 상황이 많아 달라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 빅3 회사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주문 폭증으로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고,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으로 나란히 가격 인상을 시행했다. 참고로 한 프랜차이즈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애플과 삼성전자를 크게 웃도는 32.2%를 기록했다.

불경기에 소비자들의 호응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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