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빠져나가는 청년 붙잡고 도시청년 유입한다
<5> 도시청년에 행복한 농촌 전파하는 괴산 '뭐하농'지난해 행안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진행
두 달 머물며 텃밭 가꾸기·농기계 실습 등
노영수 기자  |  5536@h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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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8.22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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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싣는 순서>

① 해남 청년유출 심각… 청년정책은
② 청양은 처음이지… 청년마을 만들기
③ 청년이 손대니 지역특산물이 달라졌다
④ 도시청년 정착 돕는 강화유니버스
⑤ 귀농 후배들 이끌어 주는 귀농 선배들

 

   
▲ 도시에 살다 2017~2018년 괴산군으로 귀농해 농업회사법인 뭐하농을 설립·운영하고 있는 청년
   
▲ 뭐하농이 운영 중인 디저트카페와 텃밭.
   
▲ 농촌 굿즈 상품을 판매하는 굿즈샵 스토어.
   
▲ 표고버섯을 이용한 샌드위치와 초당옥수수를 갈아 넣은 커피.

지난해 행안부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진행 
두 달 머물며 텃밭 가꾸기·농기계 실습 등

도시에 살다 충북 괴산군 감물면으로 귀농한 6명의 청년들이 뭉쳐 지난 2020년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주)뭐하농(대표 이지현). '뭐 하는 농부들'이란 뜻을 담은 뭐하농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자신들이 귀농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나 노하우 등을 토대로 후배 청년들의 귀농을 돕는, 괴산에서 농부의 삶을 꿈꾸는 후배 귀농인들의 길라잡이가 돼주고 있다.

지역에 먼저 정착한 귀농 선배들이 귀농 후배를 이끌어 주며 농촌에서도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는 것. 뭐하농은 자신들이 재배한 농산물 등을 활용한 음료·디저트를 판매하는 팜 카페(농장 카페)도 열었으며, 지역 농부들이 생산한 농작물에 농부의 가치를 더한 다양한 농업 콘텐츠도 만들어 가고 있다.

   
 

뭐하농은 도시에 살다 2017~2018년 괴산군으로 귀농한 이지현(35)·한승욱(39) 씨 부부, 김지영(34)·김진민(29) 씨 부부를 비롯해 정찬묵(34)·임채용(28) 씨 등 6명이 뭉쳐 설립했다. 서울에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 조경설계사로 일했던 이지현 씨 부부는 표고버섯을, 서울과 경기도에서 국제회의 기획자와 파티셰의 삶을 살았던 김지영 씨 부부는 유기농 채소를 기른다. 수원에서 카페를 운영했던 정찬묵 씨는 절임배추와 벼를, 대학 조리학과를 졸업한 후 택배·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임채용 씨는 나비·반딧불이 등 곤충을 기르고 있다.

이들은 괴산으로 귀농·귀향 후 4H 등에서 활동하다 도시에서 농촌으로 내려온 청년이라는 공통점으로 자주 어울리게 됐다고 한다. 그러던 중 미래에 대한 방향성이나 괴산에서 농부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등 고민을 함께 나누다 직접 해결해보자는 차원에서 뭐하농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의 고민을 나누다 보니 갈수록 청년들이 빠져나가는 청년문제와 귀농·귀촌에 관심 있지만 막막함으로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자신들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행정안전부 주관 2021년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공모 선정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지역의 다양한 삶 뭐하농 스페이스
청년 유입의 맞춤형 귀촌 정책 필요

서울에서 회사에 다니다 귀농한 이지현 대표는 "회사 일만 하다가는 양육비나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오로지 돈만 버는 삶을, 회사가 우선인 인생을 살게 될 것 같아 우리 가족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도시에서 회사원으로는 꿈을 이루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려 귀농을 결심했다"며 "귀농을 준비할 당시 청년 귀농보다는 5060 은퇴세대를 위한 정책과 정보가 훨씬 많아 정보를 구하기 어려웠고 표고버섯 농사를 배우기 위해 주말마다 괴산에 내려왔었는데 우리가 귀농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노하우 등을 알려줘 후배 귀농인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고자 청년마을 만들기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모아놓은 목돈이 없던 이 씨는 작은 땅을 구입해 이를 담보로 비닐하우스를 지었으며 현재 농사를 짓는 밭 대부분도 농어촌공사 농지은행으로부터 임차한 땅이라고 한다.

뭐하농의 청년마을 만들기는 '괴산에서 두 달 살아보기'를 신청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농촌과 농업을 이해하는 '파밍', 동네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귀농에 맞는 마을을 찾아보는 '투어링', 지역내 4H나 문화모임 그루 등 지역 청년들과 교류하는 '네트워킹', 실제 창업·창농 등에 필요한 사업계획서 작성을 익히는 '비즈니스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파밍 프로그램에서는 텃밭 가꾸기와 농기계 사용 실습 등을 통해 농업에 대해 알아가고 투어링을 통해 괴산에 대한 지식을 쌓아갔다.

또한 지역 축제나 플리마켓 등에 참여해 직접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셀링', 문화공연이나 성과를 공유하는 '하울' 등도 진행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지만 핵심은 도시 청년들에게 괴산에서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려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청년들의 관심 분야에 따라 괴산군에서 운영 중인 창농 특화 프로그램, 창업 특화 프로그램 등의 추가 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청년들이 괴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열리는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비롯해 뭐하농의 인턴십 등 청년 일자리도 연계해주고 있다.

괴산에서 두 달 살아보기는 지난해 1~2기가 운영됐으며 23명의 청년이 참가해 18명이 정착했거나 정착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 대표는 "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귀농·귀촌하는 것이 아니라 괴산으로 내려와 무엇을 할지에 대해 직접 탐구하는 등 귀농·귀촌하려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뭐하농은 청년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선정되기 전 괴산군 감물면에 농부들의 활동공간인 '뭐하농 스페이스'를 열기도 했다. 지역에서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닌 다양한 문화가 있는 곳으로 만드는 등 농업의 영역을 확장시켜 지역에서의 삶을 다양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농사지은 작물을 이용해 개발한 디저트와 음료 등을 판매하는 디저트카페부터 뭐하농을 브랜드화 해 다양한 농촌 굿즈 상품을 판매하는 굿즈샵 스토어, 문화 플랫폼인 뭐하농 하우스, 자원순환 디자인 모듈 농장인 팜가든, 팜가든에서 수확한 채소를 요리할 수 있는 팜키친 등을 갖췄다. 이곳에는 충주와 청주 등 인근 지역주민들뿐만 아니라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나 서울 등에서도 찾고 있다고 한다.

자원순환 모듈 농장 팜가든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2000여 평 규모의 팜가든에는 80여 종의 작물이 자연순환농업으로 자라고 있다.

옆 뭐하농 하우스에서는 표고버섯이 들어간 샌드위치와 파스타, 페퍼민트·스피아민트 등을 이용한 민트 커피, 초당 옥수수를 그대로 갈아서 만든 초당 옥수수 크림 커피, 비트를 이용한 농부 라떼, 수확한 오디를 이용한 오디 코디얼과 오디 에이트 등 팜가든에서 직접 재배하거나 지역의 농부들이 기른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도시에서 살아야 성공한 삶이라고 배워 시골은 떠나야 하고 도시는 향하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정착하니 나의 삶을 주체적이고 즐겁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느낀다"며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정착한 청년들이 고맙다고 하지만 뭐하농 입장에서도 이곳에서 함께 살아갈 친구들이 생긴 셈이어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뭐하농은 괴산에 터를 잡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는 청년들을 위해 공유주방과 공유오피스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농업농촌 지역에서의 청년지원정책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전국의 상당수 농업·농촌지역이 인구소멸 위험에 놓이다보니 앞다퉈 귀농귀촌인 유입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너무 귀농 희망자에게만 집중돼 있다는 것. 괴산군의 경우도 귀농하면 3년간 매달 청년 농업인에게 100만원씩 지원하는 창업 청년농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어 큰 도움을 받았지만 정작 농사를 짓지 않는 귀향 청년에겐 지원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대표는 "농업농촌을 위해 귀농인 육성도 필요하지만 코로나 시대 등을 겪으며 도시가 아닌 농촌에서의 삶을 꿈꾸는 청년도 많아진 만큼 영상 제작, 디자인, 예술가 등 도시 청년들의 특기를 살려 지역 콘텐츠와 연계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며 "청년들은 50~60대 은퇴자들과 여건이 다른 만큼 농촌에서의 삶에 도전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유인할 수 있는 귀촌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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