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수(광주대학교 교수)

 
 

오시아노단지는 한국관광공사가 사업시행자로 화원면 일원 507만3000㎡에 지정됐다. 총사업비 1조1809억원(정부 1058억원, 관광공사 2445억원, 민자 8306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1992년부터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올해로 관광단지 개발구상을 발표한 지 31년째가 되지만 총 진척률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현재 국토교통부와 전남도 등의 추진사업인 지원시설은 25.6%밖에 진행되지 않았고, 민간 투자자를 통해 유치한다던 민자시설은 8.7%가 고작이다. 다만, 한국관광공사의 투자사업인 토지매입과 기반 조성공사의 경우만 91.3%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당초 조성계획 상, 5개 주요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유일한 분양실적인 오시아노CC(83만5000㎡)만 건설을 완료했을 뿐이다.

당초 전남도와 관광공사가 50대 50으로 공동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지방재정법이 자치단체(전남도)의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투자를 금지한다는 규제조치를 점검하지 않아 시행 초기부터 차질을 빚었다. 또한 각종 행정적 인허가 절차의 지연 및 토지 보상의 갈등, 사업비 미확보 등으로 사업 시행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보통 이러한 사업은 초기에 사업시행자가 토지 보상 및 단지 조성을 한 후에 민간에 토지를 선분양해 추가 사업자금의 확보와 함께 나머지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땅끝이라는 지리적 편향성 및 교통인프라의 한계, 1㎡당 분양가도 20만원을 웃돌고, 하수처리시설마저 설치돼있지 않아 최대의 관건인 토지 분양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30년이 넘도록 주요 시설이 들어서지 않고 있다.

진도쏠비치가 대박 나기 전까지는 민간투자가 이뤄지지 않아서 안 되는 줄만 알았다. 진도 대명리조트 관광단지가 의신면 55만9000㎡에 3508억원을 투자해 2019년 1단계로 588실 쏠비치 콘도를 개장했다. 연간 65만6000여 명이 찾아 90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내고 있다. 최근에는 해안가에 잘 갖춰진 복합레저시설이 있으면 어디에 입지하든지 관광수요는 충분히 있음을 알 수 있다.

관광공사가 그동안 사업성이 부족한 오시아노사업을 온갖 비난 속에 지금까지 끌어오면서 비관적 입장을 갖게 되었고, 이로 인해 새로운 여건 변화에 맞춘 신사업 발굴 등에는 그다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 같다.

관광공사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409억 원을 들여 2023년 7월 완공을 목표로 부지면적 3만9166㎡, 지상 5층 120실 규모로 인피니트 풀과 연회장, 세미나실, 레스토랑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춘 4성급 리조트호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정도의 규모로는 쏠비치 등 주변 경쟁 단지보다 매력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공기업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채비율을 낮추도록 강력한 압박을 예고하고 있어, 관광공사도 보유 토지매각을 심도 있게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또 이 사업이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대처하는 방안으로 먼저 새로운 관광트렌드에 맞춰 오시아노의 사업 타당성을 충분히 담보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 조성계획의 전반적인 변경이 필요하다. 분양가 인하 방안은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고, 관광공사와 민간이 SPC(특수목적법인)를 구성해서 공사는 토지를 출자하고 민간은 관광시설 건설 및 운영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 수 있다. 개발잠재력이 어느 정도 성숙한 지금은 관광공사, 중앙정부, 전남도, 해남군이 서로 탓할 때가 아니라 힘을 합해야 하며, 그 중심에 관광공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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