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낙평(전 광주환경운동연합 의장)

 
 

장마라고 하지만 불볕더위, 폭염의 연속이다. 해남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사실 세계적인 현상으로 기후변화가 그 원인이다. 도시와는 다르게 논밭이나 바다에서 고된 노동을 해야 하는 농어촌 주민들에게는 힘든 계절이다.

일반적으로 가난한 계층이 기후위기에 더 취약한데, 고령화 되어 가는 농어촌 어르신들의 건강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기후변화는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에너지의 이용 때문이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화석에너지 남용이 계속되면 여름철 폭염은 더욱 자주 강렬하게 찾아올 수밖에 없다. 폭염을 비롯 가뭄과 물 부족, 홍수, 강한 태풍, 산불 등이 세계적으로 자주 발생할 것이다. 지금도 '재난' 수준이라 하는데, 앞으로 '대재앙'이 우리 앞에 올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건강한 삶을 살려면 이를 극복해야 한다. 현재의 화석에너지를 남용하는 경제사회체제와 생산소비구조가 바꿔져야 한다. 화석에너지가 했던 일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에너지 전환의 길을 가야 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그렇다.

사실, 이미 국제 사회는 그렇게 가기로 약속한 바 있고, 현재 실행 중이다. 그러나 약속을 이행하는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해남을 비롯해 각 지역의 산하에 태양광 발전이 들어섰고, 지금도 이곳저곳에서 크고 작은 규모로 건설 중이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바닷가 해안지역이나 내륙에 풍력발전 시설이 건설 중이거나 계획되어 있다. 이들 발전시설 도입과정에서 환경영향 때문에 주민들과 마찰이 있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산림생태계 파괴, 혹은 농경지 잠식 등의 문제로 갈등과 대립이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이들 발전시설은 기후위기 대응책의 일환이다.

세계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은 대표적인 재생에너지로 지난 10년 동안 깜짝 놀랄 만큼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고, 지금도 급신장하고 있다. 현재 발전 용량으로 보면, 이들이 원자력을 추월한 지는 한참 되었고 석탄이나 가스를 따라잡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예전에 비해 태양광 풍력이 많이 도입된 듯 보이지만, 도입 용량으로 보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 꼴찌이다. 세계적으로 발전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28%인데, 우리는 겨우 7%. 이래서 우리는 기후변화 대응 혹은 재생에너지 부분에서 후진국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을 약속한 이상 7% 수준에서 세계 평균으로, 2050년이면 거의 100% 수준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현 수준과 비교해 2030년까지 3배 혹은 5배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확대해야 한다. 전남도가 추진 중인 8.3GW 해상 풍력을 비롯한 크고 작은 해상 풍력도, 현재 진행 중인 크고 작은 태양광도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환경영향 평가를 철저히 하고 주민과의 갈등도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 나아가 주민들의 동의와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햇빛도 바람도 지역의 자원이다. 행정당국은 지금이라도 지역민의 참여를 철저히 보장하여야 한다. 특별히 당국은 주민들이 발전사업에 참여, 발전 수익을 공유하도록 하는 정책·제도적 장치를 가져야 한다.

농어촌 지방정부인 해남도 지구 기후위기 극복의 모범이 될 수 있다. 민선 8기의 출범을 계기로 탄소중립과 RE100의 비전, 지역의 녹색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의 비전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이 길이 폭염과 같은 기상재난을 이겨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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