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수(향교삼호학당 고문)

▶朽木不可雕也 糞土之墻 不可圬也 (후목불가조야 분토지장 불가오야) ‘논어 공야장 편’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거름흙으로 쌓은 담장은 흙손질할 수 없다." 이 말은 공자께서 제자인 재여가 한참 일해야 할 시간에 낮잠을 자자 꾸짖으며 한 말씀이다.

재여는 공자의 제자 중 가장 말재주가 뛰어났으나 행실이 이에 미치지 못해 공자께서 주의를 수차례 줬으며, 재여의 말로 인해 공자께서도 당신 잘못을 고쳤다고 말씀하셨으니 거듭 깨우친 것이다.

재여는 스스로 통솔하지 못하고 나태했다. 옛 성인은 일찍이 게으름과 편안히 지내는 것을 두렵게 여기고 부지런히 힘쓰며 쉬지 않은 것으로 스스로 힘쓰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이는 바로 공자께서 재여를 깊이 꾸짖으신 이유다.

우리가 사는 사회상을 한번 꿰뚫어 보자. 정치하는 분들의 한결같은 말솜씨는 2500여 년 전 재여 못지않게 청산유수다. 그러나 말처럼 실천해 옮기는지 묻고 싶고 행실은 말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이제 '정치는 4류'란 말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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