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순(67) 의장이 제9대 해남군의회 전반기를 이끌게 됐다. 김 의장은 80년대 후반 30대 초반의 나이에 정치와 인연을 맺었으나 지난 2002년 군의원 선거에서 처음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송지를 기반으로 내리 6차례 출마해 세 번 당선되고 세 번 낙선했다. 6·1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민주당 옷을 입고 나왔다. 3선에 성공하면 송지 출신으로 최초의 군의장이 되겠다고 유권자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 앞으로 2년간 해남군의회를 이끌 김 의장을 지난 5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선거 유세서 송지 출신 첫 의장 약속
부끄럼 없는 의정활동으로 성원 보답
초선 당시 화원 화력발전소 반대 나서
'인연'을 가장 소중한 덕목으로 삼아

집행부 견제·감시는 의회 본연의 임무
선심성 예산·정책 등 촘촘히 살필 터
올해 하반기 정책지원팀 신설 추진  
농어촌기본소득제 국가정책 도입 최선

 

- 의회를 이끌어갈 방향은.

"민의의 전당인 의회가 의회답게 거듭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고 공부하는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의원 연구단체 지원을 확대해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시대적 흐름과 변화, 지역의 현안에 대해 전문가와 함께 다양한 사례를 연구하고 고민해 정책으로 담아내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의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새로 도입된 정책지원관과 함께 조례 제정과 개정에 대해 토론하고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강화해 청렴하고 깨끗한 의회 문화 조성에 힘쓰겠습니다."

- 역점을 두고 싶은 것은.

"자치단체장은 부서별로 공약 실행을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하고 있으나 지방의원은 별도의 시스템이 없습니다. 이에 의원들도 공약 이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또한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역량을 발휘하고자 합니다. 전남은 농어촌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해남을 포함해 16개 지자체가 소멸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농어촌기본소득제가 국가정책으로 도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 군의회 의정활동에 개선할 점이 있다면.

"의원들의 전문성을 제고해 군민의 삶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군정이 올바르게 펼쳐지도록 문제점을 파악해 단지 비판에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해남군 예산이 1조원 시대에 접어들어 의원별로 10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심의·결산하고 있습니다. 군민의 입장에서 보다 꼼꼼히 혈세가 잘 쓰일 수 있도록 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군민이 부여한 책무입니다. 군정 질문, 행정사무감사, 예산 심사 등 군의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공감할 수 있도록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군민과 관련된 정책들이 빈틈이 없는지, 예산이 낭비되지 않는지, 선심성 예산은 없는지 촘촘히 살피겠습니다. 다만 협치와 전문행정이 절실한 상황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집행부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성숙한 동반자 관계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일부에서 군의원 11명 중 9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군수도 민주당인 상황에서 본연의 역할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선 의원에게도 강조했지만 군수와 같은 당 소속이라는 의식을 하지 말고 소신대로 의정활동을 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 의장단 협의를 거치겠지만 견제와 감시라는 역할에 결코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 강화된 의회 기능에서 더 중점을 둘 부분이 있다면.

"지방자치법 41조에 근거해 군의회 의정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지원 전문인력(정책지원관)을 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둘 수 있어 5명까지 임용이 가능합니다. 정책지원관 역할은 정책개발 및 분석 등 정책활동 지원, 의원 발의 조례안 등 기초조사와 자료 분석, 기타 의정활동 지원 등입니다. 이에 의원들의 전문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군민들의 생각을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의회 기능을 강화하겠습니다."

- 집행부 파견공무원이 있는데.

"현재 전문위원 2명과 사무과 2명 등 4명이 집행부 소속 파견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군 단위 지방의회 사무기구는 규모가 작은데 해남군의회 사무과 정원은 18명으로 군 단위에서는 규모가 큰 편입니다. 지방의회의 기구·정원에 대한 조직권을 여전히 집행부에서 갖고 있어 실질적인 인사권 독립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대 문제는 직원 수가 적다 보니 의회 소속 공무원들은 상급자의 퇴직이 아니면 인사요인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집행부의 경우 840여 명의 직원이 있어 다양한 인사요인이 있으나 의회는 그렇지 못합니다. 따라서 인사 적체를 풀기 위해서는 집행부와 인사교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류직위를 만들어 일정기간 상호 교류근무를 하고 인사평정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책지원관의 경우도 일반 임기제가 아닌, 집행부 일반직 공무원으로 파견해서 충원하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고민하는 부문이 같은 맥락입니다. 다만 전문위원은 상임위원회 중심의 군의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입니다.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중재하기 때문에 의회 소속으로 근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봅니다. 정책지원관은 현재 1명이 근무 중으로 올해 1명, 내년에 3명을 채용하면 5명의 정책지원관을 두게 돼 전문성도 훨씬 강화될 것입니다. 집행부에 적극 요구해 올해 하반기에 정책지원팀 신설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 지난 8년간의 의정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초선이던 지난 2012년 화원에 유치하려고 한 화력발전소 반대에 나섰습니다. 당시 유치에 반대하는 6명의 의원, 찬성하는 5명의 의원으로 갈렸으나 의회가 제동을 걸었습니다. 지역사회도 찬반 양론으로 갈려 갈등이 컸습니다. 지난해 7월 초 해남을 강타한 폭우로 군민들이 큰 아픔을 겪었습니다. 지역구를 중심으로 현장을 둘러보며 가졌던 안타까움이 너무 컸습니다."

- 개인이나 의원으로서 가치를 두는 것은.

"살아오면서 가장 큰 덕목으로 인연을 꼽고 싶습니다. 사람과의 인연을 가장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원은 군민에 대한 봉사자입니다. 개인의 이익을 앞세워서는 안 됩니다. 공공의 이익을 최대의 가치로 두고 부끄럽지 않도록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습니다."

- 가장 어려웠던 선거가 있다면.

"지난 6·1지방선거가 가장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송지 출신으로 나선 다른 후보가 딸 동창이거나 마을의 조카뻘이고 나이 차가 많아 심적으로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선거였다고 생각합니다."

- 성장 과정과 가족 관계는.

"송지 초·중학교를 나오고 고등학교는 3~4군데 전전했습니다. 서울 영등포공고에서 축구 선수로 스카우트 되어 활약했으나 적응을 못하고 그만 두기도 했습니다. 송지에서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딸만 4명을 두고 있는데 지금 모두가 송지에서 살고 있습니다. 못하는 운동이 없을 정도이지만 지금은 등산을 하며 건강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40년 이상 기구운동(육체미)을 하기도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군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힘든 시기입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고 함께 기뻐하면서 소통하는 생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습니다. 군민들의 기대와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군민의 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한 한길만을 걸을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 질타와 충고를 부탁드립니다. 해남군의회는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의정활동으로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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