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해남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청년 실업은 미래의 성장엔진을 꺼지게 하는 동시에 청년들이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되는 등 복합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청년창업과 관련된 정책 및 지원 사업이 정부와 더불어 민간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지만, 단기성과 위주의 사업과 중복 및 유사 사업의 투자로 재정낭비의 요인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역 내 청년 일자리를 떠올려보면 낮은 급여, 불안정성, 주거 및 문화 환경의 한계 등 복합적인 문제가 얽혀있다. 특히 지역소멸의 가속화와 맞물리며 '지역 위기론'이 대두한 만큼 향후 지역 특성을 반영한 청년정책 강화뿐 아니라 정주 여건 개선, 농어업 외 신산업 발굴 및 기업유치 등을 모색해야 지역소멸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의 청년 예비창업가들은 서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거점과 연계가 부족하며 사회 첫발을 창업으로 내딛는 청년 창업자들은 경험과 네트워크 부족으로 창업 준비와 사업화에 일반 창업보다 더 큰 난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인력확보, 학업, 주거와 생활비, 실패에 대한 부담 등 청년들만의 특수한 환경으로 창업 활동에 집중하기가 곤란하다.

흔히 귀농·귀촌은 초고령화 시대에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을 앞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나 지금은 30대 이하가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폭이 넓어졌다. 귀농·귀촌인들이 농업, 어업, 축산업만 한다는 생각도 편견이다. 의외로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귀촌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지역 청년 유출 방지 및 도시 청년의 지역 정착의 대표적인 청년마을 사례로 목포 '괜찮아 마을', 충남 서천 '삶기술학교', 경북 문경 '달빛탐사대' 등이 각 지역에서 정착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역의 유휴공간을 주거, 커뮤니티 등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지역특산물, 전통산업, 문화예술 등 지역자원과 연계해 창업 아이템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중앙정부가 펼치는 청년정책이 '지역 맞춤형'보다 '거시적 방향'을 제시하는 만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현장 중심의 미래지향적 사업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청년정책의 당사자인 청년들이 직접 의제를 발굴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나서도록 촉진하는 등 청년 참여의 외연을 확장해나가야 한다. 또한 지방소멸 극복은 지역주도형으로 민(民) 중심의 협의체가 구성되어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창업 활성화 분위기를 이끈다면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자원과 현 상황을 고려하여 4차 산업혁명 분야와 문화관광콘텐츠산업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창업지원 정책방향으로 제시하고 실천추진전략을 도출한다면 청년창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들이 꿈꾸는 산업이 해남에 있나?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청년들이 해남에서 새로운 꿈을 가지고 도전하기 어렵다. 달리 말해,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이 아직 없기 때문에 청년들이 새로운 꿈을 쫓아 떠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도시지향 중심의 세상에 살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해남에 없는 신산업 분야인 웹툰,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IT 등 문화관광콘텐츠산업과 호흡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따라오고, 산업이 발전한다. 일하고 싶은 사람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행복한 해남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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