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공급하며 피해 최소화 나서
주민들, 피해보상 실질적 대책 촉구

▲ 공무원이 피해 농경지에서 염도를 측정하고 있다.
▲ 공무원이 피해 농경지에서 염도를 측정하고 있다.

화산 관동 배수갑문 바닷물 유입 사태가 발생한 지 10여 일이 지난 가운데 해남군이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며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앞으로 피해보상 범위를 놓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남군은 피해 발생 이후 연일 인근 연화저수지와 송산저수지 등에서 물을 흘려보내고 양수기 수십여 대를 동원해 하천과 논에 쌓여 있는 염분을 희석하고 바닷물을 배수로로 방류한 뒤 다시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재공급하는 작업에 나서고 있다. 또 피해가 심한 농경지에 항공방제를 통해 아연비료와 영양제를 뿌리는 등 염도 낮추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10일 넘게 작업이 진행되면서 염분농도가 기준치 아래로 내려가고, 심은 지 수십 일이 지난 모를 중심으로 노란빛에서 푸른빛으로 살아나는 등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남군은 이와 별개로 모판 30ha분을 준비하고 농민들이 원하면 재이앙을 돕기로 했다.

그러나 농민들의 속은 여전히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해남군이 피해 최소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이미 피해가 발생한 다음 염분농도를 낮추는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어느 정도 모가 살아났다고 하나 계속 잘 자랄 수 있을지 미지수인데다 여전히 노랗게 말라 죽고 뿌리가 피해를 입은 모도 많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재이앙도 시기를 놓친 대책이라는 입장이다.

한 농민은 "사고가 발생한 뒤 바로 일부 농민들이 재이앙을 하겠다고 했지만 해남군에서 막아놓고 이제 와서 돕겠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라며 "지금은 피해를 입은 모에서 잡초까지 나온 상태로 로터리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힘 빠진 농민들이 누가 나서서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으로 피해보상 범위를 놓고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남군은 화산면사무소에서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있으며 피해 정도를 확인해 이후 피해를 입은 지역의 수확량과 피해를 입지 않은 지역의 수확량을 비교해 감소한 만큼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관리부실에 따른 피해가 상당한 상황에서 단순하게 수확량 감소분 보상이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농민은 "11월부터 농업직불금이 지급되는데 지급 전에 벼가 심어진 상태나 면적 대비 심어진 양을 놓고 직불금 감액이 결정되는데 상태도 안 좋고 심어진 양도 줄 것이 뻔해 피해 주민 상당수가 직불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농민은 모를 심고 나서 조금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에 들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피해가 발생하는 바람에 농협 측에서 보험가입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올해뿐만 아니라 염분 때문에 내년 농사까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부분에 대한 해남군의 입장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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