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홍수조절 능력 부족
대형 32개소 중 9곳만 설치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 10곳 중 9곳은 만들어진 지 50년 이상 된 낡은 저수지이고 상당수는 홍수기에 수위를 낮출 수 있는 비상수문 등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에 따르면 해남에 있는 저수지 79곳 중 50년 이상 된 시설은 69곳으로 전체의 87%에 달했다. 30년 이상 된 시설은 전체의 96%였고 30년 이내 시설은 단 3곳에 불과했다. 50년 이상 된 시설은 대부분 흙으로 만들어져 지진이나 집중호우에 취약해 자칫 무너질 경우 하류 지역에 큰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집중호우나 홍수에 대비해 미리 물을 방류해 수위를 낮추는 비상수문 등 수위 조절 장치가 설치된 저수지도 부족한 상황이다.

농어촌공사 자체 기준으로 저수용량 20만㎥ 이상 대형 저수지의 경우 수위 조절 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대상 저수지 32곳 중 28%인 9곳(관춘, 금강, 동해, 만년, 미야, 양촌, 오류, 호동, 화원1)만 설치된 상태이다.

다행히 군곡, 신덕, 연동, 운전, 화원2 등 5곳은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구시, 백호 등 2곳은 설계가 진행 중이다.

수위 조절 장치가 없는 저수지 일대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큰 피해로 이어졌다.

실제로 화산에 있는 연화저수지의 경우 1961년에 만들어져 60년이 넘었고 수문이 사실상 없다. 수문 역할을 하는 구조물로 물이 넘치면 용배수로나 화산천으로 물이 흘러가는 구조이다. 수문도 없다 보니 집중호우 때 미리 많은 물을 방류할 수 없어 지난해에는 일대 농경지가 물에 잠겼고 면사무소 앞 도로까지 침수피해를 입기도 했다.

인근 마을 주민인 A 씨는 "지난해 집중호우가 예보됐을 때 수일 전부터 물을 미리 방류해 피해에 대비해 줄 것을 농어촌공사에 요구했지만 비상수문이 없다 보니 결국 저수지까지 범람해 큰 피해로 이어졌고 매년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측은 "전국에 모든 저수지가 비슷한 상황이고 비상수문 1개소 당 수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지만 한꺼번에 예산지원이 되지 않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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