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체육 코치때 성적 압박 너무 시달려
지난해부터 인연 맺은 동호회 실력도 '쑥쑥'

▲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를 지냈던 김동훈·민유림 씨 부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를 지냈던 김동훈·민유림 씨 부부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2014년)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는 등 21살 때부터 10년간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동훈(35) 씨가 엘리트체육 무대를 뒤로 하고 해남에서 생활체육지도자로 인생 2막을 열고 있다. 특히 전 국가대표 선수가 해남에서 생활체육지도자를 하고 있어 동호회 활성화와 실력 향상 등 긍정적인 변화도 일고 있다.

김 씨는 현재 해남군체육회 소속 생활체육지도자로 소프트테니스와 테니스에 관심 있는 주민들을 무료로 지도해 주는 등 군민의 여가활동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해남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울 뿐만 아니라 지난달 순천에서 열린 제61회 전남도체육대회 소프트테니스 경기에 해남군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광주가 고향인 김 씨는 지난해 3월 생활체육지도자로 채용되면서 해남과 인연을 맺었다.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로 함께 활약했던 아내 민유림(35) 씨와 6살 딸이 해남에서의 제2의 삶을 함께한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3개를 비롯해 국제무대에서 이름을 알리는 등 우리나라 소프트테니스 간판스타로 활약했다.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그해 전북 순창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해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최강의 실력을 뽐내던 그는 국내 최고의 실업팀에서 코치 제의를 받아 초등학교 4학년부터 19년간 계속됐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엘리트체육은 성적이 우선될 수밖에 없어 지도자 생활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지도자 생활은 직접 선수로 뛸 때와 너무 다르고 팀 성적에 대한 압박도 심하다"며 "그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시간도 너무 많아 코치직을 그만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5~6개월 정도 라켓을 내려놓고 지내던 중 지인의 소개로 생활체육지도자의 길을 해남에서 걷게 됐다.

그는 "해남에는 전용구장도 있고 동호인도 많아 쉽게 소프트테니스와 테니스를 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며 "생활체육은 건강도 지키고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 만큼 주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아내 민유림 씨는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지난해 해남에 내려왔는데 해남은 청정지역이다 보니 도시에서의 생활과 너무 달랐다"며 "해남 분들이 정도 많고 인심이 좋아 너무 만족한다"고 말했다. 민 씨도 남편과 같은 생활체육지도자가 되려고 준비 중이다.

전 국가대표 선수가 해남에서 생활체육지도자를 맡고 있어 동호인들과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해남소프트테니스협회 김영민 전 회장은 "소프트테니스는 비인기 종목에 속하는데 국가대표를 지냈던 김동훈 지도자가 온 후 군민에게 많이 알려져 최근 회원도 증가하고 있다"며 "동호인의 실력도 향상돼 엘리트 선수들과 맞붙는 도민체전에서는 해남 동호인들이 8강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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