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순(커커필드-학교해남 대표)

 
 

지역에 대한 애착과 편애는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온당한 반응일 거다. 다양한 이유로 해남의 인구가 줄며 515개의 마을엔 많은 변화와 여러 위기가 찾아왔다. 그로 인해 지역을 잘 알고 정주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사람'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을 안다는 것. 그것은 지역의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것, 수많은 고민의 결과가 세월에 따라 결실을 보게 되며 끊임없는 시도와 인내 속에 여물고 완숙한 공동체의 답변을 만들어나가는 것일 테다. 이것은 '가능한 한 널리 이롭게 만드는' 결과를 위해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우리의 '태도'를 통해 발현되는 것이다.

'태도'는 '마음의 모양'으로 우리가 마주한 대상 또는 상황에 대해 '호의적 또는 비호의적인 반응'을 하고 행동에 이르게 하는 역할을 말한다. 즉, '행위의 동기'로 '가치표현'으로 나타나며, '타인 존중이 바탕이 된 설득' 및 '공동체의 정체성'을 다져가는데 필요한 요소이다. 학습으로 얻어질 수 있으며 관찰과 고민을 거쳐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에 따르면 지역에 대한 애착은 우리의 학습된 태도이며 해남에서 만나는 일상생활을 관찰하고 잘 가꾸어 나가는 것이 되겠다. 해남을 잘 이해한다는 것, 그것은 해남을 이루는 515개 마을 구성원이 각 마을의 장단점을 관찰하고 그에 대한 개인 또는 공동체의 생각을 다양하게 정리해 보는 것일까?

해남에 대한 '태도'를 발현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활동가, 읍·면 단위의 주민자치회,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다양한 중간지원조직, 주민협의체 등이 생겨났다. 마을 교육공동체로 군과 교육지원청이 협업하는 '마을학교'를 통해 '마을이 학교이고 주민이 마을 교사'가 되는 계기도 생겨났다.

우리의 일상 주거문화유산에 대한 고민, 빈집과 더불어 미활용 공공재의 활용, 최근에는 2500년 전까지 존재했던 '마한 문화유산'의 터로 해남의 전역에 걸친 다수의 장소가 우리의 새로운 '태도'를 기대하고 있다.

학습의 여정을 시작하는 초, 중, 고등학교에서부터 탄탄히 해남지역에 대한 '태도'를 알려주는 것, 사회에 먼저 진출한 해남의 '어른'이 앞서 시도해 온 다양한 고민과 결과물을 고스란히 공유하고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태도'를 발현할 때, 해남은 지역소멸위기에서 멀어질 것이다. 미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있다.

"아무것도 없는 해남에 왜 왔나요"라는 필자를 향한 초·중·고등학생들의 공통된 질문은 지역에 대한 이해 부족과 그것을 이끄는 그들의 '태도'의 부재를 말하는 것일까?

이쯤에서, 초등학교부터 해남의 어른까지 일관된 '태도'를 위한 학습, 그것이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것은 해남 이야기, 마을 이야기를 이해하는 과정이어야 하고 지역의 다양한 '업', 인구와 역사, 전통과 수많은 장소의 특징이 풍성한 삶의 터전을 사라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뿌리 깊은 지역문화를 가꾸는 '태도'를 위한 학습이어야 한다면 그것은 '해남:학'이 될 것이다. 해남을 이해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자료를 모으고 구성한 '해남:학'을 지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초, 중, 고등학교에서 접하는 것, 인구소멸위기 지역을 피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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