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한 방송사가 주민들에게 외면받는 지역신문의 현실을 다룬 짧은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서울시 25개 구에서 지역신문에 지출한 예산이 32억 원이 넘는데 정작 주민들은 신문을 알지 못하고, 지자체에서 제공한 자료로 만든 기사들에 시민들의 관심도 멀어졌다는 것이다. 지역신문이 무료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가판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10분 남짓한 러닝타임에 지역신문에 대한 많은 내용이 담길 수 없어 아쉬웠다. 서울지역에 집중된 탓에 자칫 지역신문에 대한 오해의 시선이 걱정되기도 했다. 방송은 지자체에 비판 기사를 쓰는 언론사 한 곳과 지원금 없이 구독료와 광고로 신문사를 이끌어가는 충북의 한 지역신문을 차례로 보여주며 답을 찾으려 했다.

방송은 공공 미디어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장호순 교수는 KBS처럼 공영 언론 시스템을 만들고 일정 정도 재원을 공적으로 충당하고, 일부는 지역 주민들이 분담하고, 운영은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개방해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남신문은 32년 전 군민들이 주주로 참여해 만들어진 신문이다. 당시 주주를 모집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수십 명을 만났던 20대 청년이 지금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장년이 되어 추억을 말씀해주시곤 한다. 그렇다. 해남신문은 해남군민들이 32년 전에 만든 모델이다. 그리고 지금도 지역 주간신문 유료구독자 수 1, 2위를 다투고 있다.

민선 8기를 시작하는 해남군 신청사에는 해남에 살아서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문구가 쓰여있다. 32년 동안 군민의 눈과 귀가 돼주었던 해남신문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해남군민이 아껴주고 참여해 같이 만들어가는 신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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